2023. 4. 17. 05:49ㆍ카르마의 영혼
토빗기 [1]
- 머리말 -
(이 경의 내용은 일부 교회에서
하느님 신앙에 별 도움 되지 않는
의미 없는 외경으로 분류하고 있고,
개신교 일부에선 아예 신앙에
해를 끼치는 내용으로 보고 있지만,
하느님의 나라가
참되고 진실한 것임을 알고
행하는 사람만이,
선하고 착한 마음씨와
평화로움을 가질 수 있고,
또한 그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써,
진정한 참믿음과 행동이
어떠해야 되는 지를 보여 주는
교훈이 알찬 경이다.)
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나는 고아로 남게 되었다.
나는 장성하여 우리 가문에서
아내를 맞아 아들을 낳았고
그 이름을 토비아라고 불렀다.
내가 포로가 되어
아시리아로 귀양을 가서,
니느웨 성으로 끌려갔을 때,
내 형제들과 동족들은 모두
이방인의 음식을 먹었다.
그러나 나는 단호하게
그런 음식을 먹지 않았다.
이렇게 내가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섬겼기 때문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나로 하여 금 살마네셀 왕의
총애와 귀염을 받게 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왕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들이는 벼슬을 맡게 되었다.
왕이 죽을 때까지
나는 자주 메대에 가서,
왕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사 오곤 했다.
그때 나는 메대 지방에 살고 있는
내 친척 가브리의 아들 가바엘에게
은 십 달란트의 자루를 맡겼었다.
(1 달란트=16년간 노동자 품삯
현재가치=1일 품삯 십만 원 기준
은 1 달란트=6억 원,은 십 달란트=60억 원)
살마네셀 왕이 죽고 그의 아들
산헤립이 왕위를 물려받았을 때,
메대로 가는 길이 차단되어 있어서
나는 그리로 갈 수가 없었다.
살마네셀 왕 때에
나는 내 형제들과 동족을 위하여
자선 사업을 많이 했다.
배고픈 사람들에게는
먹을 것을 주었고,
헐벗은 사람들에게는
입을 것을 주었으며,
내 동족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죽어서,
니느웨 성 밖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그것을 묻어주었다.
산헤립 왕이 유다를 침공했을 때
하느님을 모독했기 때문에,
하늘의 왕이신 하느님께서
그에게 벌을 내리신 일이 있었는데,
그는 유다로부터 도망쳐 나와서
홧김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시체를 묻어주었다.
내가 그들의 시체를 훔쳐다가
묻어주었기 때문에,
산헤립 왕이 그 시체를
찾으려 했지만 찾아낼 수가 없었다.
그때 어떤 니느웨 시민이
왕에게 가서,
내가 그 시체들을 묻어주었다는
정보를 제공했다.
그래서 나는 몸을 숨겼다.
왕이 내 비밀을
다 알고 있다는 것과,
나를 잡아 죽이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무서워 도망치고 말았다.
그러자 내 모든 재산은 몰수를
당해 왕의 재산이 되었고,
나에게 남은 것이라곤
나의 처 안나와 아들 토비아 외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후 사십일도 못 되어서
왕의 두 아들이, 왕을 죽이고
아라랏 산으로 도망쳐 버렸다.
왕의 뒤를 이어
왕자 에살하똔이 왕위에 오르고,
나의 동생인 아나엘의 아들
아히칼에게 나라의 재정이 맡겨졌다.
그래서 아히칼은
모든 행정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그 후 아히칼은 나를 위해
왕에게 특청을 드렸으므로
나는 니느웨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히칼은 산헤립 왕 때
수라상을 주관하고 옥새를 보관하고,
모든 행정
재무를 맡아보던 사람이었다.
에살하똔은 아히칼을 그대로
그 자리에 다시 임명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히칼은
나의 가까운 친척, 즉 조카였다.
에살하똔 왕 때 나는
집으로 돌아와 내 아내 안나와
아들 토비아를 되찾게 되었다.
과월절로부터 칠 주간 후,
거룩하게 지키는 우리의 명절,
즉 오순절에
나를 위해 큰 잔치가 베풀어져
나는 그 자리에 가서 앉았다.
내 앞의 식탁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즐비하게 놓여 있었다.
그때 나는 아들 토비아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야, 니느웨에 잡혀온
우리 동포 중에
진심으로 하느님을 공경하는
가난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가서 찾아내어 이리로 데려오너라.
그러면 내가 그와 함께
이 음식을 같이 먹도록 하겠다.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마. "
토비아는 이 말을 듣고
우리 동포 중에 가난한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가 황급히 돌아와서
"아버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냐?" 하고 묻자
그가 대답했다.
"아버지, 우리 동포 한 사람이
살해되었습니다.
목 졸려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시체가
장터에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
이 말을 듣고 나는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벌떡 일어나
뛰쳐나갔다.
그리고 큰 거리에서
그 시체를 옮겨서
어떤 헛간에 감추어두었다.
해가 진 후에 그 시체를
매장할 생각이었다.
이렇게 시체를 감추어둔 다음,
집에 돌아와 몸을 깨끗이 씻고
슬픔에 싸인 채 음식을 먹었다.
나는 예언자 아모스의 말이
생각나서 울었다.
일찍이 아모스는 베델을 두고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너희 잔치는 변하여
울음바다가 되고,
너희의 모든 노래는 변하여
통곡이 될 것이다. "
해가 진 후 나는 나가서
무덤을 파고 그 시체를 묻었다.
이웃 사람들은 나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지난번에도
이런 일 때문에
사형감으로 수배되어
도망을 갔었는데
이제 또다시 죽은 사람을
묻어주다니,
겁이고 뭐고
다 없어진 모양이지? "
그날 밤 나는 몸을 깨끗이 씻고
뜰 안으로 들어가 담 옆에
누워서 잠을 잤다.
너무나도 더워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내 옆에 있는 담 위에
참새들이 있는 것을 나는 몰랐다.
그때 뜨거운 참새 똥이
바로 내 눈에 떨어져 내 양쪽
눈에는 흰 막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의사를 찾아가 치료해
보았지만 아무리 약을 발라도
소용이 없었고,
내 눈은 그 흰 막 때문에
점점 시력이 약해져 마침내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이렇게 눈이 먼 채
사 년을 지냈다.
내 모든 친족이
나 때문에 슬퍼하였고,
아히칼은 자기가 엘리마이스로 가는
이 년 동안 나를 돌보아 주었다.
그때 내 아내 안나는 여자들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에
품을 팔았다.
내 아내는 자기가 일해 만든
물건을 주인들에게 갖다주고
삯을 받곤 했다.
디스트로스 월, 즉 삼 월 칠일,
내 아내는 자기가 짠 베를 끊어서
그 주인에게 갖다주었다.
그랬더니 주인은 삯을 다
지불했을 뿐 아니라
자기 염소 중에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주면서
잡아먹으라고 했다.
내 아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
그 새끼 염소가 울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이 새끼 염소는 어디서 난 거요?
혹 훔친 것은 아니오?
어서 그놈을 주인에게 돌려주시오.
우리에게 남의 것을 훔쳐 먹을
권리가 조금도 없소. "
그러나 내 아내는
"이것은 품삯에다 덤으로 얹어
받은 것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래도 나는 아내를 믿지 못하고
그 염소 새끼를 돌려주라며
재촉했고,
이 일로 인해 나는 아내를 향해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내 아내는
"당신이 지금까지 자선으로 베풀어
얻은 것이 무엇입니까?
당신이 쌓은 덕행으로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지금 이 꼴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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