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빗기 [2]

2023. 4. 20. 05:04카르마의 영혼

 

토빗기 [2]

 

 

나는 마음이 몹시 괴로워

신음하며 크게 울었다.

 

그리고 흐느끼면서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주님은 올바르십니다.

주님이 하신 모든 일은 올바르시며

 

주님은 모든 일을 자비롭고

참되게 하십니다.

 

주님은 이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 나를 기억하시고

나를 돌보아 주소서.

 

 

내 죄를 벌하지 마시고

나와 내 조상이 알지 못해서

주님께 저지른 죄를 벌하지 마소서.

 

우리는 주님의 계명을

어겼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를

약탈과 추방에 내주시어

죽임을 당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만방에 흩어졌고

모든 사람의 이야깃거리와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았고 주님 앞에서

참되게 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죄인들에게 내리시는

주님의 갖가지 심판은

모두가 참되십니다.

 

 

이제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나를 처치하시고,

 

명령을 내리시어 내 영혼을

몸에서 떠나게 하소서.

 

그러면 나는 이 땅을 떠나서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나에게는 당치 않은 조롱이

들려오고 많은 슬픔이

나를 짓누르고 있으니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주님, 이 고뇌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 주시고

영원한 곳으로 나를 보내주소서.

 

 

주님, 나를 외면하지 마소서.

살아서 이 많은 고뇌를

겪는 것보다 차라리 죽어서

 

이 조롱을 듣지 않는 편이

낫겠습니다. "

 

바로 그날 메대의

엑바타나에 살고 있던

라구엘의 딸 사라도

 

자기 아버지의 여종에게서

조롱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사라는 일곱 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사라가 그들과 부부 관계도

맺기 전에

 

아스모데오스라는 악한 귀신이

그 남편들을 번번이 죽여버렸다.

 

그래서 그 여종이 사라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당신 남편을 죽인 사람은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오.

 

당신은 이미 일곱 번이나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을 제대로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당신 남편들이 죽었으면 죽었지

왜 우리를 때리지요?

 

당신도 그들을 따라

죽어버리시오.

 

그러면 우리는 당신의 아들이나

딸의 꼴을 영영 보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그날 사라는 마음이 몹시 슬퍼

눈물을 흘리며 자기 아버지의 집

이층으로 올라가 목을 매려고 했다.

 

 

그러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혼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러다간 사람들이

내 아버지를 조롱하면서

 

'당신 자식이라고는

딸 하나밖에 없는데

 

그 애가 괴로움을 참다못해

목을 매고 말았구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나 때문에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슬퍼서

돌아가시게 될 것이다.

 

나 스스로 목을 매는 것보다

주님께 간구하여

 

내 목숨을 거두어가시도록

하는 편이 낫겠다.

 

그러면 이런 조롱을

더 듣지 않아도 되겠지."

 

 

그때 사라는 창문을 향해서

자기 양팔을 벌리고 이렇게

기도하였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주님의 이름

영원히 찬미받으소서.

 

주님이 하시는 모든 일로써

영원한 찬미를 받으소서.

 

지금 나는 얼굴을 들어

주님을 우러러봅니다.

 

주님, 명령을 내리시어

나를 이 땅에서 떠나게 하시고

 

다시는 이런 조롱을

듣지 않게 하소서.

 

 

주님, 주님이 아시는 대로

나는 남자에게서

 

조금도 더럽혀지지 않은

순결한 여자입니다.

 

내가 귀양살이하는 이 땅에서

내 이름이나 내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힌 일이 없습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외딸이며

나밖에는 대를 이을 자식이

없습니다.

 

나를 아내로 맞아줄

가까운 형제나 친척도 없습니다.

 

나는 이미 남편을

일곱이나 잃었습니다.

더 살아 무엇하겠습니까?

 

내 목숨을 거두어가시는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니라면

이 하소연을 들어주소서."

 

 

바로 그때,

토비트와 사라의 기도가

영광스러운 하느님 앞에 도달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라파엘을 보내시며,

 

그 두 사람의 고민을

풀어주게 하셨다.

 

즉 토비트에게는 그의 눈에서

흰 막을 벗겨내어

 

그 눈으로 하느님의 빛을

다시 보게 하시려는 것이었고,

 

 

라구엘의 딸 사라에게는

그에게 붙어 있던 악한 귀신

아스모데오스를 쫓아내고

 

토비트의 아들 토비아의

아내가 되게 해 주시려는 것이었다.

 

사라를 차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누구보다도

 

토비아가 그 자격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토비트가 마당에서

집으로 들어간 그 순간,

 

라구엘의 딸 사라도

이층에서 내려왔다.

 

 

그날 토비트는 자기가 예전에

메대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돈 맡겨두었던 일이 떠올라,

 

"내가 죽음을 간청하였으니

죽기 전에 아들 토비아를 불러

 

이 돈이야기를

해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토비아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내가 죽거든 잘 묻어다오.

그리고 네 어머니를 소홀히

대하지 말고 평생토록 존경하며

 

그 마음에 드는 일만 해드려라.

어머니 마음을 슬프게

해선 안 된다.

 

 

네가 태중에 있을 때

네 어머니가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생각해 보아라.

 

네 어머니가 죽거든

같은 무덤에 나와 나란히

묻어다오.

 

얘야, 너는 일생 동안

우리 주 하느님을 기억하고

 

죄를 짓거나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려 하지 마라.

 

너는 평생토록 옳은 일을 행하고

옳지 않은 길은 걷지 마라.

 

네가 진리를 따르기만 한다면

무슨 일을 하든 성공할 것이다.

 

 

옳은 일을 행하는 모든 사람에게

너에게 있는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자선을 베풀 때는

아까워하는 마음을 갖지 말아라.

 

가난한 사람을 만나거든

그가 누구든 외면하지 마라.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너에게 얼굴을 돌리시는 일이

결코 없을 것이다.

 

네 재산 정도에 맞게

힘닿는 데까지 자선을 베풀어라.

 

네가 가진 것이 적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적은 대로

자선을 베풀어라.

 

이렇게 하는 것은 네가 곤경을

당하게 되는 날을 대비해서

좋은 보물을 쌓아두는 일이 된다.

 

 

자선은,

자선을 베푸는 사람을

죽음에서 건져내고

 

암흑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선을 베풀면

그 자선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바치는 좋은 예물이 된다.

 

얘야, 모든 음란한 일을 피하여라.

무엇보다도 네 조상의 가문에서

네 아내를 택하여라.

 

네 아버지의 부족에 속하지 않은

이방인 여자를 아내로 택하지 마라.

 

우리는 예언자들의 후손이다.

얘야, 우리의 옛 조상 노아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을 생각해 보아라.

 

 

그들은 모두 자기들

친족 가운데서 아내를 얻었고

 

축복을 받아 그들의

자녀를 낳았다.

 

이제 그들의 후손이

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

 

얘야, 네 친족을 사랑하여라.

네 친족에 대해서나

 

네 동포의 자녀들에 대해서

교만함을 품지 마라.

 

너는 그들 중에서

네 아내를 택해야 한다.

 

 

교만은,

파멸과 많은 혼란을

가져오는 법이다.

 

태만은 집안을 망치고

큰 가난을 몰고 온다.

태만은 기근의 어미다.

 

너를 위해 일해 준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그의 품삯을 당장에 치러 주고

다음날까지 미루지 마라.

 

네가 하느님을 섬기면 하느님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얘야, 무슨 일을 하든지

조심해서 하고,

 

네 모든 몸가짐을

신중하게 하거라.

 

 

네가 싫어하는 일은

남에게도 행하지 마라.

 

포도주를 취하도록 마시지 말고

술에 취하는 버릇을

갖지 않도록 하여라.

 

굶주린 사람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주고

 

헐벗은 사람에게 네 의복을

나누어주어라.

 

필요 이상의 물건이 너에게 있거든

그것으로 남을 구제하고

 

남을 구제할 때는

아까운 마음을 품지 마라.

 

 

하느님의 법대로 살다 간

죽은 사람의 장례식을 치를 때는

네 음식을 아낌없이 제공해 주어라.

 

지혜로운 사람이 있거든

그에게서 조언을 구하고

 

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은

무엇이든 소홀히 여기지 마라.

 

언제나 주 하느님을 찬양하고

네가 가는 길을 평탄케

해주시기를 간구하여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성공할 것이다.

 

어느 민족이나 다 그런 인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께서 원하시는 민족에게만

친히 온갖 좋은 것들을

베풀어주신다.

 

 

주께서 원하지 않는 민족은

여지없이 멸망시키신다.

 

그러니 얘야,

내 훈계를 네 마음에 새기고

 

너에게서

떠나지 않도록 하여라.

 

내가 전에 메대의 라게스에 사는

가브리의 아들 가바엘에게

 

은 십 달란트를 맡겨둔 일이 있으니

너도 알아두어라.

 

네가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모든 죄악을 멀리하며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행한다면 너는 부유하게 될 것이다. "

 

 

- 3회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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