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3. 04:36ㆍ카르마의 영혼
<부활 [5]>
요한이 제일 먼저 일어나서
다정스러우면서도 무자비하게
모든 사건의 줄거리를 환기시킨다.
그는 예수께서 몰약(沒藥)을 탄
포도주를 물리친 순간을 말하고,
옷을 벗고 어머니의 베일을
두르신 순간과,
심하게 채찍을 맞아 상처 난
상태가 그대로 드러난 순간과,
십자가 위에 누우시고, 첫 번째
못을 박을 때 비명을 지르시다가,
어머니께서 너무 괴로워하지
않도록 비명 지르는 것을
멈추던 순간과,
사형 집행인들이 예수님의
손목을 찢고,
미리 만들어 놓은 구멍에까지
팔을 끌어당기느라고
팔을 탈구(脫臼)시킨 순간과,
예수님을 완전히 못 박으신 다음,
못을 꼬부리기 위해 십자가를
뒤집어 놓으니,
그 무게가 예수님 몸을
찍어 누르는 바람에 예수님의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들리던 순간과,
십자가를 다시 돌려세워
끌고 가서 구멍 속에 떨어뜨리고
쐐기로 고정시키는 순간,
몸의 체중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손들이 못에 의해 찢어지고,
가시관이 움직이며 머리를 찢어놓던
순간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드리는 말씀과,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을
위해 용서를 비시던 말씀과,
뉘우치는 도둑을 용서하는 말씀,
그리고 어머니와 요한에게 하신 말씀,
모든 사람에게 도전해서
그렇게도 공공연하게 영웅적인
행동을 한 요셉과,
니고데모가 온 일,
막달라 마리아의 용기,
당신을 버리신 아버지께 대한
고민의 부르짖음과,
목마름, 쓸개를 탄 초,
마지막 임종의 고통,
어머니를 부르던 가냘픈 목소리,
고통, 고통의 연속 때문에
이미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러서
영혼으로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
그리고 인종(忍從)하시며
하느님께 맡기심과,
소름 끼치는 마지막의 경련과,
세상을 떨게 한 외침과,
예수께서 돌아가심을 확인했을 때
지르신 어머니의 비명 따위의
이야기를 한다.
“그만해! 그만해! 그만해!”하고
베드로가 외치는데,
그 자신이
창에 찔리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도들도 요한에게
“그만해! 그만해!…” 하고 부탁한다.
“이젠 아무것도 말할 것이 없어.
희생이 끝났어.
주님의 애끊는 괴로움이 아니라,
우리들의 지독한 괴로움,
그러나 우리의 괴로움은
어머니의 고통으로만 가치가 있었어.
애를 끊는 듯한 우리들의 괴로움?
이것이 동정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인가?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십사 하고
청하는 대신에 도리어 동정을
주님께 드리세.
우리는 고통과 피로와 저버림을
언제나 항상 철저히 피하고선,
모든 것을 주님께,
주님께만 맡겼었어, 정말이지.
우리는 사랑받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의 나라에서 위대한 인물이
된다는 교만으로 주님을 사랑했지만,
고통 중에서는 주님을 사랑할 줄
모르는 부당한 제자들이었어.
지금도 그래. 여기, 여기선
우린 맹세해야 하네.
그리고 여기 제단이 있어,
제단은 하늘과 땅 앞에
세워져 있어.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해야 하네.
지금 주님께는 기쁨이 있고,
십자가는 우리의 것일세.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하세.
이렇게 해야만 우리가 우리 영혼에
평화를 줄 수 있을 거야.
여기서, 메시아시며 주님이신
나자렛의 예수님이 구세주와
구속자가 되시려고 돌아가셨어.
여기서 사람으로선 우리가 죽고,
참된 제자로 다시 살아나야 하네.
일어들 나게!
우리가 세상의 구속을 위해
죽을 줄 알 때까지 주님의
가르침을 믿겠다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하신
이름을 걸고 맹세하세.”
요한은 ‘세라핌’ 천사와 같다.
그가 몸짓하는 바람에,
두건이 떨어져 금발이
햇빛에 반짝인다.
그는 아마 도둑들의 십자가
받침대였던, 한편에 치워놓은
파편들 위에 올라가서
얼떨결에 예수께서
가르치실 때 자주 하시던 태도,
특히 십자가 위에서
가지셨던 태도인 양팔을 벌리는
행동을 취했다.
다른 사도들은 몹시도 아름답고
매우 정열적이며 대단히 젊은,
모든 사도 중에서 제일 어리면서도
정신적으론 그렇게도 성숙한
그를 쳐다본다.
갈바리아는 그를 완전한
나이에 이르게 한 것 같다.
그들은 요한을
쳐다보며 외친다.
“우리는 그걸 맹세하네!”
“그러면 아버지께서 우리의 맹세를
단단하게 해 주시기를 기도드리세.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
열기의 목소리와 합창이 그들의
계속함에 따라 점점 더 소리의
높낮이가 뒤섞여 어수선해진다.
베드로는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하고
말할 때는 가슴을 친다.
그리고 마지막 간청인
“저희를 악에서 구해 주소서.”
하고 말할 때는
모두가 무릎을 꿇는다.
그들은 이렇게 땅에까지
몸을 숙이며 묵상한다.
예수께서 그들 가운데에 계신다.
나는 언제 어디서 나타나셨는지
보지 못했다.
사람이 올라갈 수 없는
산 쪽에서 오신 것 같다.
예수께서 한낮의 환한 빛을
받으면서 사랑으로 빛나시며
말씀하신다.
“내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마귀에게 손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하지만,
모든 사람의 구원을 원하시는
지극히 높으신
조물주를 섬김으로써 나와
결합해 있는 사람은, 마귀를
내쫓을 수 있을 것이고,
하느님께서 당신을 섬기라고
세상에 남아 있길 원하신 동안은
맹수와 불길 가운데로 지나가도
손상 입지 않을 것이다.”
“주님, 언제 오셨습니까?” 하고
그들은 무릎을 꿇은 채 말한다.
“너희들 맹세가 나를 불렀다.
그리고 이제, 내 사도들은 빨리
최후의 만찬 집으로 내려가거라.
오늘 저녁 갈릴래아의 여자들이
내 어머니와 같이 떠날 참이다.
너와 요한은
그 여자들과 같이 가거라.
우리는 모두 갈릴래아의
다볼산 위에서 다시 모인다.” 하고
열성 당원과 요한에게 말씀하신다.
“언제입니까, 주님?”
“요한이 그것을 알게 될 것이고
너희들에게 말해 줄 것이다.”
“주님, 저희를 떠나십니까?
저희에게 강복을 주지 않으십니까?
저희는 주님의 강복이
무척 필요합니다.”
“너희에게 여기서도 강복을 주고,
최후의 만찬실에서도 주마. 엎드려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강복을 주신다.
그리고 변모 때와 같이
태양 광채가 예수를 둘러싼다.
그리고 난 후 예수를 감추신다.
예수께서는 이미 그곳에
계시지 않는다.
그들은 머리를 든다.
태양과 타는 듯한 땅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일어나세! 주님은 가셨네!” 하고
그들은 서글프게 말한다.
“우리 가운데서는
점점 짧게 계시는구먼!”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XDQ/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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