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4]

2023. 3. 23. 05:03카르마의 영혼

 

<부활 [4]>

 

 

 

“시몬,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내가 선생님을 사랑하고

용서를 빌고 있다는 것을

 

선생님이 아시게 하려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말이야.

 

그리고 요한 자네는?

자네는 어머님과 말을 많이 했으니,

날 좀 도와주게.

 

이 불쌍한 베드로 혼자 내 버려

두는 것은 동정이 아니네!”

 

요한은 창피해하는 동료들에 대한

연민의 정으로 마음이 움직여

이렇게 말한다.

 

“아니… 나는 말이야.

나는 그저 선생님께 ‘사랑합니다’

하고만 말씀드리겠어.

 

 

사랑에는 용서받으려는

욕망과 뉘우침도 들어 있어.

 

그렇지만… 난 모르겠어.

시몬, 자네 생각은 어때?”

 

그러자 열성 당원은

말한다.

 

“나는 기적을 받은 우리가

‘예수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라는 말을 외치겠어.

 

나는 ‘예수님’하고 말할 거야

그뿐이야.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보다 훨씬 더

위대하신 분이니까!”

 

“내 생각도 바로 그거야.

그래서 떨린단 말이야.

아이고! 나는 머리를 감출 거야.

 

 

오늘 아침에도 선생님

뵙는 것이 무서웠어, 그래서….”

 

“… 그래서 먼저 들어갔지.

그렇지만 그렇게 두려워하지 말아.

자네는 선생님을 모르는 것 같아”

 

하고 베드로에게 용기를 주려고

요한이 말한다.

 

방안이 갑자기 눈부신 번갯불로

환해지는 것처럼, 환하게 밝아진다.

 

사도들은 벼락이 아닌가 하고

무서워서 얼굴들을 가린다.

 

그러나 소리는 들리지

않기에 얼굴들을 든다.

 

예수께서 방안

식탁 곁에 서 계신다.

 

예수께서

팔을 벌리시며 말씀하신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아무도 대답을 못한다.

어떤 사람은 얼굴이 더 빨개졌고,

 

모두가 겁을 내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무엇에 홀린 것 같이

 

동시에 도망치려는 욕망에

사로잡힌 것처럼 예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예수께서 더 환히 웃으시며 한 발

앞으로 나오시면서 말씀하신다.

 

 

“아니, 그렇게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다! 왜 그렇게들 불안해하느냐?

 

너희들이 나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느냐?

 

내가 올 것이라고 너희에게

이르게 하지 않았느냐?

 

과월절 저녁에 벌써

이 말을 하지 않았느냐?”

 

아무도 감히 말을 하지 못한다.

베드로는 벌써 울고,

요한은 벌써 미소 짓는데,

 

두 사촌은 눈을 반짝이며

입술은 움직이지만,

 

말을 하기에 이르지 못해서

마치 욕망을 나타내는

두 조각상과 같다.

 

 

“왜 너희들 마음속에 의심과 믿음,

사랑과 두려움,

 

그렇게 상반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느냐?

 

왜 아직도 육체로 남아 있고,

영이 되길 원치 않으며,

 

영으로만 보고,

이해하며 판단하고,

행동하길 원치 않느냐?

 

고통의 불꽃으로,

낡은, 내가 완전히 타버리고

 

새 생명의 새로운 내가

생겨나지 않았느냐?

 

 

나는 예수다.

너희에게 말한 것처럼

부활한 너희들의 예수다.

 

보아라.

내 상처를 본 너도 보고,

 

내가 당한 고문들을 모르는

너희도 보아라.

 

너희들이 알고 있는 것은,

요한이 정확하게 아는 것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네가 제일 먼저 오너라.

너는 벌써 완전히, 깨끗하다.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아주 깨끗하다.

 

 

사랑과 순종과 충실이 벌써

너를 깨끗하게 했는데,

 

네가 나를 십자가에서 내릴 때

너를 흠뻑 적신 내 피가

남김없이 너를 깨끗하게 하였다.

 

보아라. 진짜 손이고

진짜 상처들이다.

 

내 발을 살펴보아라.

이 자국이 어떤 못

자국인지 보아라.

 

그렇다.

유령이 아니고 정말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육체가 없다. 하지만 나는

진짜 골격에 진짜 살을

가지고 있다.”

 

 

예수께서 용기를 내서

가까이 온 요한의 머리에

한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신다.

 

“느끼느냐?

내 손이 따뜻하고 무게가 있지?”

 

그리고 요한의 얼굴에

입김을 내서 불어주신다.

 

“그리고 이것은 숨이다.”

 

“오! 주님!”

 

요한은 이렇게

조용히 속삭인다.

 

“그렇다. 네 주님이다.

요한아! 두려움과 욕망으로

울지 말고 내게로 오너라.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식탁에 둘러앉자.

 

무엇 먹을 것이 없느냐?

좀 주려무나.”

 

안드레아와 마태오가

최면에 걸린 사람 같은 움직임으로

 

찬장 위에 있는

빵과 생선들을 가져오고,

 

한 귀퉁이만 손을 댄

봉방(벌집)을 큰 접시에

담아 가지고 온다.

 

예수께서는 음식을

봉헌하시고 잡수신다.

 

 

그리고 당신이 잡수시는 것을

조금씩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신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시는데,

지극히 인자하시지만,

또 너무도 위엄이 있어서

 

사도들은 꼼짝달싹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맨 먼저 용기를 내서 말하는

사람은 요한의 형 야보고다.

 

“왜 그렇게 저희 들을 바라보십니까?”

 

“너희들을 알고 싶어서 그런다.”

 

“저희 들을 아직 모르십니까?”

 

“너희들은 나를

모르는 것과 같다.

 

 

만일 너희가 나를 알면,

내가 누구인지 알 것이고,

 

너희들 고민을 내게 알릴

말들을 찾아낼 것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너희가 두려워하는

 

강력한

외국 사람 앞에서처럼

입을 다물고 있다.

 

조금 전에 너희들은

말을 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너희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 거의 나흘이 되었다.

 

 

너희들은 혼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선생님께 이렇게 말씀드리겠다.’

 

또는 내 영에게

‘주님, 제가 이 말씀드릴 수 있게

돌아오십시오’하고.

 

이제 막상 내가 오니까 너희는

입을 다물고 있다.

 

내가 너무나 변해서

나 같아 보이지 않게

되었단 말이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가 하도 변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단 말이냐?”

 

예수님 곁에 앉아 있던 요한이

“하느님, 저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속삭이면서

 

늘 하던 행위대로 머리를

예수님 가슴에 갖다 댄다.

 

 

그러다 찬란한 하느님의

아들에 대한 경의로,

 

이 자연스러운 행동을 중지하고

몸을 빳빳하게 한다.

 

정말 예수께서는 우리와 같은

육체를 가지고 계시면서도

빛을 내뿜으시는 것 같다.

 

그러나 예수께서 요한을

당신 가슴으로 끌어당기신다.

 

그러자 요한은 더없이 행복한

울음 봇물을 터뜨린다.

 

이것으로 모든 사도가

그렇게 하는 신호가 되었다.

 

 

요한 다음 두 자리

건너서 있던 베드로는

 

식탁과 그의 의자 사이로

미끄러져 내려와 울면서

이렇게 외친다.

 

“용서하십시오. 용서하십시오!

오랜 시간부터 빠져 있는

이 지옥에서 저를 꺼내 주십시오.

 

제 잘못을 있는 그대로 보셨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정신의 잘못이 아니고,

마음을 지배한 육체의 잘못이었다고.

 

그리고 제 뉘우침을 보셨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이 뉘우침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님은… 그렇지만 주님은,

생전의 예수님처럼,

 

제가 무서워 해선 안된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 그러면 저는, 그러면 저는

아주 잘하려고 애를 써서 하느님의

용서까지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연옥에서 많은 벌 받을

것만, 가지고 죽도록 하겠습니다.”

 

“요나의 아들 시몬아,

이리 오너라.”

 

“무섭습니다.”

 

“이리 오너라.

이제는 비굴하게 굴지 말아라.”

 

 

“저는 주님 곁에 갈

자격이 없습니다.”

 

“이리 오너라. 내 어머니가

뭐라고 말씀하셨느냐?

 

‘자네가 이 수의에 박힌

예수의 모습을 보지 않으면,

 

그를 다시는 바라볼 용기가

없을 걸세’하고 말씀하셨지.

 

아이고! 어리석은 사람!

그 얼굴과 그 고통스러운 눈을 보고

 

내가 너를 이해하고 또 너를

용서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렇지만 나는 그 천을 격려로,

인도자로, 사죄(赦罪) 선언으로

강복으로 주었다.

 

그러나 사탄이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까지 너희들 눈을

멀게 했단 말이냐?

 

이제 나는 너희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만일 힘이 약한 너희들이

아직도 내 영광에 베일을

씌워 놓은 지금,

 

나를 쳐다보지 않으면

절대로 네 주님께 겁내지 않고

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너는 어떻게 되겠느냐?

너는 자만심으로 죄를 지었다.

 

 

이제는 고집으로 다시

죄를 지으려 하느냐?

이리 오라니까 그러는구나.”

 

베드로는 눈물 줄줄 흘리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식탁과

의자들 사이로 무릎으로 기어 온다.

 

예수께서는 그가 당신 발 앞에

왔을 때 한 손을 그의 머리에

얹어서 멈추신다.

 

베드로는 더 크게 울면서

그 손을 잡고 진짜로 엉엉

울면서 입맞춤한다.

 

그는 그저

“용서하십시오! 용서하십시오!”

하는 말밖에 할 줄 모른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붙잡힌

손을 빼서 그 손을 지렛대 삼아

베드로 턱 아래 넣어서

 

 

고개를 쳐들게 하시고,

새빨개지고 타는 듯하고,

뉘우침으로 고민하는 그의 눈을

 

빛나고 맑은 눈으로

똑바로 들여다보신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의 영혼을

꿰뚫어 보시려는 것 같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자, 유다의 치욕을 지워버려라.

그가 입맞춤한 곳에 입맞춤으로

배반의 자국을 씻어버려라.”

 

예수께서 몸을 더 숙이시는 동안

베드로는 머리를 들어

예수의 뺨을 살짝 스친다.

 

 

그런 다음 머리를 숙여 예수의

무릎에 갖다 대고 그대로 있다.

 

마치 잘못을 저질렀지만,

용서받은 나이 많은 아이와 같이.

 

다른 사람들도 그들 예수의

인자를 보는 지금,

 

다시 좀 더 대담해져서

할 수 있는 대까지 가까이들 온다.

 

우선 예수의 사촌들이 온다.

그들은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싶지만 아무 말도 못 한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어루만지시며 미소로 용기를 주신다.

 

 

마태오가 안드레아와 같이 온다.

마태오는 이렇게 말한다.

 

“가파르나움에서와 같이…”

 

그리고

안드레아는

 

“저는, 저는…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바르톨로메오는

탄식하며 온다.

 

“저는 지혜롭지 못하고

어리석었습니다.

저 사람은 지혜로웠습니다.”

 

그러면서 열성 당원을 가리킨다.

예수께서는 벌써 열성 당원에게

미소 짓고 계신다.

 

 

제베대오의 야보고는 와서

요한에게 속삭인다.

 

“네가 말씀드려…”

 

예수께서는 그에게로

몸을 돌리시고 말씀하신다.

 

“너는 벌써 나흘 밤째

그 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나흘 밤 전부터

너를 불쌍히 여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필립보가

몸을 잔뜩 구부리고 온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억지로

고개를 들게 하시고 말씀하신다.

 

 

“그리스도를 전파하려면

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이제는 그들 모두가

예수를 둘러싸고 있다.

그들은 아주 조금씩 대담해진다.

 

그들은 잃었던 것,

또는 영원히 잃었다 걱정했던

것을, 다시 찾았다.

 

신뢰와 안심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비록 예수께서 너무도

위엄이 많아서 당신 사도들에게

 

새로운 경의를 일으키지만,

그들은 마침내 말할 용기를 찾는다.

 

예수의 사촌 야보고가

한숨지으며 말한다.

 

 

“주님, 왜 저희들에게

그렇게 하셨습니까?

 

주님은,

저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과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온다는 것을 아십니다.

 

왜 저희에게 주님 곁에 있을

용기를 안 주셨습니까?”

 

예수께서 그를

바라보시며 미소 지으신다.

 

“이제는 모든 것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이제 고통을

당하실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제게 그런

순종은 요구하지 마십시오.

 

한 시간마다

저는 5년씩이나 늙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고통을,

제 사랑과 사탄, 둘 다 똑같이

제 상상 속에서는

 

실제보다 다섯 배나 더 불려

놓아서 저는 정말,

힘이 다 빠져나갔습니다.

 

제가 계속 순종하기 위해서는

마치 손에 상처를 입고,

 

물에 빠진 사람이 죽지 않으려고

널빤지를 이빨로 꽉 물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의지로 제힘을 유지하는

길밖에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고! 주님이 고쳐 주신

이 문둥병자에게 이젠

그런 일 시키지 마십시오!”

 

예수께서 열성 당원 시몬을

바라보시며 빙그레 웃으신다.

 

“주님,

주님은 제 마음이

어떠했는지 아십니다.

 

하지만 주님을 잡아간 다음에

그 망나니들이

 

제 마음도 빼앗아 갔기 때문에,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구멍 하나만 남아서

전에 가졌던 제 생각들 모두가

그리로 다 빠져나갔습니다.

 

 

주님, 왜 그것을 허락하셨습니까?”

하고 안드레아가 묻는다.

 

“나는… 자넨 마음에 대해서 말하나?

나는 이성을 잃은 사람 같았고,

 

뒤통수를 몽둥이로 얻어맞은

사람 같았단 말이야.

 

밤이 됐을 때

예리고에 있었는데… 아이고!,

 

그럴 수가! 그럴 수가!… 아니,

사람이 그렇게 죽을 수가 있나?

마귀가 들리면 그렇게 될 것 같아.

 

이젠 그 몹시 무서운 일이

어떤 일인지를 알겠어!…”

 

필립보는 그의 고통을 되살리며

지금도 눈을 크게 뜬다.

 

 

“필립보, 자네 말이 옳아.

나는 지난 일을 생각해 봤어.

 

나는 나이도 들고 해서 지혜도

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내가 그 시간까지 알고

있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더란 말이야.

 

몹시 고민하면서도 자신만만한

라자로를 보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

 

‘저 사람은 있는 그대로에서

무슨 이치를 찾아내는데,

 

나는 도무지 아무것도

모르겠으니 어찌 된 셈인가?’

하고 말이야”

 

바르톨로메오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라자로를 지켜보았어.

그런데 나는 자네가 우리한테

설명해 주는 것을 잘 몰라서

 

아는 것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지.

 

‘나도 저 사람과 같은

마음이라도 가졌으면!’ 하고.

 

그와 반대로 나는 고통, 고통,

고통밖에 느끼지 못했는데,

 

라자로는 고통과

평화를 가지고 있었어.

 

그 사람에게는 왜 그렇게

평화가 많았을까?”

 

 

예수께서는 우선 필립보를,

다음에는 바르톨로메오를,

그다음에는 제베대오의 야보고를

 

번갈아 보시며 빙그레 웃으시고

말씀을 안 하신다.

 

유다가 말한다.

“나는 라자로가 분명히 보는 것을

보게 되기를 바랐어.

 

그래서 늘 그 사람 곁에 있었어.

그 사람 얼굴! … 그건 거울이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고통을

당하면서도 위엄 있게 보였어.

 

그 사람이

‘의무를 다하면 평화가 오는 것이다’

하고 말할 때 생각나나?

 

 

우리는 그것이 모두

우리에 대한 비난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칭찬일 줄만 알았지.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그 사람이 주님께 대한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라자로는 우리들의 어두움에서

등대였습니다.

 

주님, 라자로에게 얼마나

많은 빛을 주셨습니까?”

 

예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잠자코 계신다.

 

 

“그렇습니다. 생명이지요.

그리고 생명과 더불어 주님은

 

그 사람에게 아마

다른 영혼을 주신 것 같습니다.

 

결국 그 사람은 왜

저희 들과 다릅니까?

 

사실 그는 이제 사람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사람 이상의

존재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과거를 보면

정신적으로는 저희보다 덜

완전한 사람이어야 했을 텐데,

 

그러나 그 사람은

훌륭해졌습니다.

 

 

그런데 저희 들은…

주님, 제 사랑은 어떤 밀이삭처럼

속이 비었습니다.

 

그래서 껍질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안드레아가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마태오는 말한다.

“저는 아무것도 청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회개와 더불어 벌써

너무나 많은 것을 받았으니까요.

 

그럼요! 저도 라자로가 가진 것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영혼을,

저도 안드레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막달라 마리아와 마르타는 등대였어.

집안 혈통 때문일까?

자네들은 그들을 보지 못했나?

 

한 사람은 경건하고 조용했어.

그리고 한 사람은! 아이고!

 

우리 모두 복되신 어머니 둘레에

결속해 있던 것은,

 

막달라 마리아가

그 용맹한 사랑의 불꽃으로

우리를 모아 놓았기 때문이었어.

 

그래, 집안 내력이라고 말했지만,

사랑 때문이라고 말하겠어.

 

그 사람들은 사랑 문제에서

우리보다 우월했어.

 

 

그 때문에 그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사람들이 된 거야.”

이것은 요한의 말이다.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잠자코 계시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크게 보상받았어….”

 

“그 사람들 모두에게

주님이 나타나셨지요.”

 

“세 사람 모두에게.”

 

“마리아에게는 어머니를 뵈온

다음에 즉시 나타나셨고요….”

 

사도들이 이 특별대우의 발현에

매우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마리아는 벌써 여러 시간 전부터

주님이 부활하신 걸 알고 있었는데,

 

저희 들은 이제야 겨우 주님을

뵐 수가 있군요…?”

 

“그 여자들에게 이제는

의심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저희 들은 이렇습니다.

 

… 이제야 겨우,

아무것도 끝장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님, 저희 들을 아직 사랑하시고

저희 들을 물리치지 않으신다면,

 

왜 그 여자에게

먼저 나타나셨습니까?”

하고 알패오의 유다가 묻는다.

 

 

“그렇습니다. 왜 여자들에게

나타나시고 특히 마리아에게

나타나셨습니까?

 

주님은 마리아의 이마까지

만지셨다면서요.

 

그래서 마리아는 영원한 화관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사도들인

저희 들에게는 아무것도….”

 

예수께서는 미소를 거두셨다.

그분의 얼굴은 흐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소는 짓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두려움이

없어짐에 따라 다시 대담해져

맨 나중에 말한 베드로를 근엄하게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사도 열두 명을 두었다.

그리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내가 그들을 선택했고,

어머니와 같이 내 생활 속에서

자라나게 하려고 정성을 기울였다.

 

나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었다.

 

그들의 인간적 사상,

경솔한 언동, 고집… 모두를.

 

나는 제자들도 두었다.

부유한 제자들도 있고

가난한 제자들도 있었다.

 

나는 어두운 과거를 가졌거나

체질이 약한 여자들도 두었었다.

 

하지만 특전을 받은 사람은

사도들이었다.

 

 

그러나 내 때가 왔을 때,

한 사람은 나를 배신해서

사형 집행인들에게 넘겨주었고,

 

세 사람은 내가 피땀을

흘리는 동안에도 잠을 잤다.

 

그리고 두 사람만 빼놓고

모두가 다 비겁하게 도망쳤다.

 

한 사람은,

젊고 충실한 사도의 모범을 보고도

무서워서 나를 모른다 했다.

 

그리고 이것으로도 부족해

열두 사도 가운데는 실망해서

자살한 사람도 하나 있다.

 

내 용서를 몹시 의심해서

아주, 어렵게 믿었었고

그것도 어머니의 말씀과

 

하느님의 자비 덕택으로

믿게 된 사람이었다.

 

 

그래서 만일, 내가 내 사도 무리를

인간적 눈길로 바라보고

거기에 맞추었더라면,

나는 이렇게 말해야 할 것이다.

 

‘사랑으로 충실한 요한과 순종으로

충실한 시몬을 빼놓으면 나는

이제 사도가 없게 되었다’ 하고.

 

또한,

성전 구내와 총독관저와 길거리와

십자가 위에서 고통당하던 동안에도

나는 이렇게 말해야 했을 것이다.

 

나는 여자 제자들을

두었었다.

 

그중의 한 사람,

과거에 가장 죄 많았던 여자는,

 

요한의 표현처럼, 끊어진 마음에

금선(琴線)을 때우는 불꽃이었다.

그 여자는 막달라 마리아였다.

 

 

너는 나를 모른다며 도망쳤었다.

그런데 마리아는 내 곁에

있기 위해서 죽음을 무릅썼다.

 

모욕을 당했지만,

마리아는 그렇게 하면

 

십자가에 못 박힌

그의 왕을 더 닮는다 생각하고

 

침을 받고 뺨을 맞을 각오로

얼굴을 드러냈다.

 

내 부활을 끈질기게 믿었기 때문에

마음속으론 업신여김을 받으면서도

마리아는 계속 믿었다.

 

 

몹시 고민하면서도

마리아는 행동했다.

 

내가 오던 아침,

마리아는 비탄에 잠겨,

 

‘모든 재산을 다 내놓을 테니

내 선생님을 주세요’ 하고 말했다.

 

이래도

‘그 여자에게 왜 나타났느냐?’고

물을 수 있겠느냐?

 

내게는 가난한 제자들과

목자들도 있었다.

 

나는 그들과 별로

가까이하지 않았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얼마나

충실하게 나를 증명했느냐!

 

 

나는 이 나라의

모든 여자가 그런 것처럼

 

겁 많은 여자 제자들도

두었었다.

 

그렇지만 그 여자들은

내 사도들도 내게 주기를 거절한

그 도움을 주기 위해 집을 버리고,

 

나를 모독하는 군중의

물결 속으로 올 줄 알았다.

 

내게는 ‘철학자’를 찬미하는

이교도 여인들도 있었다.

 

그 여자들에게는

내가 철학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세력 있는 로마사람들인

그 여자들도 자신을 낮추고

히브리 관습을 따르며,

 

 

배은망덕한 세상 사람들이

나를 버리는 그 시간에,

 

‘저희 들은 선생님의 친구입니다’

하는 말을 내게 할 줄 알았다.

 

내 얼굴에는 침과 피가

뒤범벅되어 있었다.

 

눈물과 땀이

내 상처 위로 흐르고 있었고,

 

더러운 것과 먼지가

내 피를 얼룩지게 했었다.

 

그런데 그때 나를 씻어준 손이

어떤 손이었느냐?

 

네 손이었느냐?

또는 네 손이었느냐?

아니면, 네 손이었느냐?

 

 

너희들 손은 하나도 없었다.

이 사람은 내 어머니 곁에 있었다.

 

그리고 이 사람은

흩어진 양을 모으고 있었다.

너희들을 말이다.

 

그런데 내 양들이 흩어졌으니,

그 양들이 어떻게 내게

도움을 줄 수 있었겠느냐?

 

너희들 선생은,

죄 없는 너희들 선생은,

 

모든 사람의 멸시를

한 몸에 받고 있었는데,

 

그동안 너는 세상 사람들 멸시가

무서워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나는 목이 말랐었다.

그렇다. 이것도 알아라.

 

 

나는 목이 타서 죽을 지경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라곤 다만

열과 고통뿐이었다.

 

배반당하고, 버림받고

거짓으로 부인되고, 매 맞고,

 

수없이 많은 죄와,

하느님의 준엄에 휩쓸리는

고통이 쥐어짜는 바람 속에,

 

피는 벌써 겟세마니에서 흘렀었다.

그리고 총독관저에서도 흘렀었다.

 

그런데 누가,

타는 듯한 내 목을 축이라고

물 한 방울줄 생각을 했느냐?

 

우리들의 사람들 손이었느냐?

아니다. 한 이교도의 동정이었다.

 

 

내 심장은 벌써 치명상을 입고

있음을 보이기 위해,

 

영원한 명령에 의해 내 가슴을

뚫었던 바로 그 손이었다.

 

그 치명상이란 사랑의 결핍과

비겁과 배반 등으로

내게 준 상처였다.

 

그러므로 그것은 한 이교도에

의한 나타남이었다.

 

나는 ‘목이 말랐는데,

네가 마실 것을 주었다’는

말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우리 백성 전체에서 나를 위로해

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내 어머니와 충실한 여인들처럼

그렇게 할 수 없어서 그랬거나

아니면 악의로 그랬었다.

 

그런데 내 백성이 내게 주려고

하지 않았던 동정을,

 

한 이교도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내게 가졌었다.

 

그 사람이 내게 준 물 한 모금의

은혜는 하늘에서 받을 것이다.

 

정말 너희들에게 말한다만,

나는 일체의 위로를 거부했다.

 

그것은 어떤 사람이 희생될 땐,

자기 운명을 완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 선물을 주는

그 이교도를 물리치려 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선물에서

우리 백성이 내게 준 쓴맛을,

 

이방인들이 대신 보상해 주기 위해

내게 주는 사랑의 꿀을 맛보았었다.

 

그 사람이 내 목마름을

없애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낙망은 없애 주었다.

 

그렇기에 나는,

알지 못하는 사람이 주는

그 물 한 모금을 마셨다.

 

 

벌써 선의 경향을 가진 그 사람을

내게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아버지께서 그의 동정에

그에게 강복하시길 나는 바란다!

 

너희들이 이제는 말을 안 하는구나.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왜 또 묻지 않느냐?

 

감히 묻지를 못하는 것이냐?

내가 너희들에게 말해 주마.

이 시간의 내력을 전부 말해 주마.

 

너희들이 누구냐?

내 후계자들이다. 그렇다.

 

너희가 실수를 했지만

너희는 내 후계자들이다.

너희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

 

 

세상을,

그리스도에게로

머리를 돌리게 해야 한다.

머리를 돌리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가장 까다로운 일이다. 알겠느냐?

 

멸시, 혐오, 교만, 지나친 열성은

성공하는 데 대단히 해로운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이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의와 친절과 사랑을 베풀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아무런 사람도 없을 것이므로,

 

‘나는 히브리인이다.

남자다, 그리고 사도다.’ 하는

거만함을 확실히 부숴 버리고,

 

 

너희들 임무에 대한

참된 지혜와 온순과 동정과

 

건방짐도 없고

불쾌감도 느끼지 않는

사랑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알아듣겠느냐?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하단 말이다.

 

너희는 너희가 업신여겼거나

거만한 동정심을 가지고 바라보던

사람들 모두가

 

믿음과 행동에 있어선

너희를 능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그랬다.

옛날 죄녀도 그랬고,

 

세속적 문화에 젖었음에도,

맨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용서하고

인도한 사람인 라자로가 그러했다.

 

 

이교도 여인들이 그랬고,

쿠자의 약한 아내도 그랬다.

 

약하다고?

실제로는 그 여자가

너희 모두를 능가했다!

 

내게 믿음의 첫 번째 순교자다.

로마의 병사들도 그랬고,

목자들도 그랬다.

 

헤로데 당원 마나헨이 그랬고

율법박사 가믈리엘까지 그러했다.

 

소스라치게 놀라지 말라. 요한아,

너는 내 영이 어두움 속에

있었다고 생각하느냐?

 

모두가 그러했다.

그리고 이것은,

 

너희들이 내일부터

너희들 잘못을 기억하고,

 

십자가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너희의 마음의 문을 닫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너희에게 단단히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을 너희들에게

아무리 해도,

 

주님의 영이 오셔서 내 뜻 앞으로

너희를 잔가지처럼 변화시켜

놓기 전에는,

 

너희가 그렇게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내 뜻은 온 세상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죽음을 이겼다.

그러나 이 죽음도 오래 묵은

히브리주의보다는 덜 억세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을 휘어잡겠다.

 

 

너 베드로는

창피해서 울고만 있지 말아라.

 

내 교회의 반석인 너는

이 쓰라린 진리를

마음속에 새겨 두어라.

 

몰약(沒藥)은 썩는 것을

막는데 소용된다.

 

그러므로 몰약이

네게 흠뻑 배어들게 하여라.

 

그리고 다른 믿음을 가진

어떤 사람에게,

 

또는, 네 마음이 교회의

문을 닫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

 

나를 옹호하고

나에 대해 동정을 가진 사람은

로마인이었지,

 

 

너의 나라, 너의 민족,

너의 사람이 아니었음을

기억하거라.

 

나를 맨 처음 볼 자격을

얻은 것은 네가 아니라,

 

십자가 아래서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죄녀였다는 것을 기억하여라.

 

그리고 마땅히 비난받을 만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거든

네 하느님을 본받아라.

 

네 마음과 교회의 문을 열고,

이렇게 말하여라.

 

‘보잘것없는 베드로야,

나를 업신여길 수 없다.

 

 

만일 내가 나를 업신여긴다면

그것은 내가 하느님께 업신여김을

받는다는 것이고,

 

내 잘못이,

하느님 눈에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기 때문이다’ 하고,

 

만일 내가 너를 이렇게

꺾어 놓지 않는다면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너는 목자가 되지 못하고

늑대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다.”

 

예수께서는 말할 수 없이

위엄 있게 일어나신다.

 

“자, 앞으로 내가 너희들 가운데

남아 있는 동안에는 너희에게

또 말을 해주겠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너희들의 죄를 사하고 용서해 준다.

 

 

시련이 창피스럽고 가혹했지만

유익하고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이 시련이 지난 뒤에는

너희에게 용서의 평화가

오길 바란다.

 

그리고 그 평화를

너희들 마음속에 간직하고

 

다시 충실하고 용맹한

내 친구들이 되어라.

 

아버지께서는

나를 세상에 보내셨다.

 

나는 내 복음 전파를 계속하라고

너희들을 세상에 보낸다.

 

갖가지 불행이

너희들에게 올 것이니,

너희들은 위안을 청해야 할 것이다.

 

 

너희가 나 없이 남아 있을 때,

얼마나 불행했는지를 생각하고

친절을 베풀어라.

 

빛을 가지고 있어라.

어두움 속에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순결을 주기 위해

깨끗하게 되어라.

 

사랑하기 위해

사랑이 되어라.

 

그런 다음에

빛이고, 깨끗함이다.

 

그러면 사랑이신 분이

오실 것이다.

 

그러나 우선 너희들에게

임무에 대한 준비를 위해

성령을 전해 준다.

 

 

너희가 어떤 사람에게 죄를 사하면

그의 죄가 사해질 것이고,

 

너희들이 사하지 않은 사람의 죄는

그들에게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너희는 경험을 쌓아서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성령께서 너희를 거룩하게 하시어

너희가 거룩하게 되기를 바란다.

 

너희의 부족을

극복하려는 성실한 의지로,

 

너희를 기다리는 영웅적 생활 속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더 해야 할 말들은 지금 여기

없는 사람이 돌아오면 말하겠다.

그를 위해 기도하여라.

 

내 평화안에,

그리고 내 사랑에 대한

의심의 동요 없이 있어라.”

 

그리고 예수께서는

들어오신 것처럼 사라지셔서

 

요한과 베드로 사이에

빈자리만 하나 남겨놓으신다.

 

예수께서 빛 가운데로

사라지시는데,

 

그 빛이 얼마나 센지

모두가 눈을 감게 되었다.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XDQ/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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