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3. 12:55ㆍ카르마의 영혼
<부활 [2]>
… 한편, 막달라 마리아는 정확하게
아리마태의 요셉 동산에 들어가는
골목길 어귀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의 징조인,
힘차면서 듣기 좋은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서쪽에
끈질기게 버티고 있던 별 하나가
있는 곳 하늘이 밝아지며,
그때까진 엷은 초록색이던 공기가
커다란 금빛 도는 빛으로
밝게 변하며,
마치 불타는 듯 찬란한 흰빛의
둥근 덩어리 같은 것이
내려오면서
불그레한 새벽빛 고요함의 공기를
번갯불처럼 갈라놓는다.
막달라 마리아는 그 빛이
자신을 거의 스쳐 지나가듯 하기에
땅에 쓰러졌다.
마리아는 잠시 몸이 기울어지면서
‘주님!’하고 중얼거린다.
바람이 지나간 후의
나무줄기처럼 다시 일어나
한층 더 빨리 동산으로 뛰어간다.
마리아는 마치 쫓겨서
둥지로 돌아가는 새 모양으로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 있는
동산 쪽으로 빨리 간다.
그러나 비록 빨리 가기는 하지만,
그 하늘 유성의 빛이
무거운 돌을 보강하기 위해
석회로 봉인한 부분을,
불꽃이 지렛대 역할로 부술 때까지
무덤에 다다르지 못했고,
마지막에 부서지는 소리가 나며
돌문이 떨어져 나가는
지진의 진동과,
또 다른 하나의 진동이
겹칠 때까지도
무덤에 이르지 못했다.
지진이 짧기는 했지만,
얼마나 격렬했던지 경비병들이
쓰러져 죽은 것처럼 되었다.
마리아가 도착해 보니
쓸데없이 예수님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마치 베어서 묶어 놓은
밀 단 모양 땅에 쓰러져 있었다.
막달라 마리아는 지진을
부활과 연결 짓지 못한다.
그러나 이 광경을 보고
예수의 무덤을 모독한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벌이라 생각하고
무릎을 꿇으며 말한다.
“아이고! 그자들이 결국
주님을 치웠구나!” 하고.
막달라 마리아는 정말 비탄에 빠져,
마치 찾아 헤매던 아버지를
만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왔다가
집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한
소녀처럼 운다.
그러다가 일어나서
베드로와 요한을 만나려고 뛰어간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알릴 생각만
하기 때문에 동행들을 마중 갈
생각도 하지 않고,
길에서 머뭇거릴 생각도 하지 않고,
영양처럼, 산양처럼 빠르게
이미 왔던 길을 되돌아오며,
재판소 성문을 지나,
약간의 사람 왕래가 있는 길로
날다시피 달려서 손님을 접대하는
집 문 앞에 달려들어
미친 듯이 두드리고 흔든다.
집주인 여자가 문을 열어준다.
“요한과 베드로가 어디 있어요?”하고
막달라 마리아가 헐떡이며 묻는다.
“저기요” 하고 말하면서 그 여자는
최후의 만찬 실을 가리킨다.
막달라 마리아는 들어간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두 사람 앞에 가기가 무섭게
어머니에 대한 연민으로,
그리고 외치는 것보다도 더
괴로워하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자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치웠어요!
어디다 갖다 두었는지
누가 알 수 있겠어요?”
그러면서 처음으로
비틀거리며 팔다리를 떤다.
그래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무 데나 붙잡는다.
“아니 뭐라고? 뭐라고 했어?”
하고 두 사람이 묻는다.
그러니까 막달라 마리아는
헐떡이며 말한다.
“나는 경비병들을 매수하려고…
우리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게
만들려고… 먼저 갔어요.
그랬더니 지키는 병사들이
죽은 것처럼 쓰러져 있었어요.
… 무덤은 열려 있고,
돌은 땅에 굴러져 있고요.
… 누가? 누가 그렇게 했을까요?
아이고! 오세요! 뛰어가요….”
베드로와 요한은 즉시 출발한다.
마리아는 몇 걸음 그들을 따라가다
다시 뒤로 돌아온다.
마리아는 집주인 여자를 붙들고
용의주도한 사랑으로 세차게 흔들며
얼굴에 대고 말한다.
“누가 저분
(그러면서 예수님 어머니 마리아의
방문을 가리킨다)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단단히 조심해요.
내가 주인이라는 걸 잊지 말고,
말 잘 듣고 입 다물어요.”
그런 다음 무서워서 쩔쩔매는
집주인 여자를 남겨두고,
무덤 쪽으로 성큼성큼 가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서 달려간다.
… 또 한편, 수산나와 살로메는
그동안 동행들을 떠나
성벽 있는 데로 다시 왔는데,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
그들은 깜짝 놀라서 어떤 나무
밑으로 피해 가서,
무덤 쪽으로 가고자 하는
강한 욕망과
요안나의 집으로
뛰어가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어떻게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사랑이 공포를 이겼다.
그래서 무덤 쪽을 향해 간다.
그 여자들은 아직도 무서워하며
동산으로 들어가 보니
지키는 병사들은 기절해 있고,
열린 무덤에서는
큰 빛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그들의 놀람은 더했고,
서로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해
서로 손을 잡고 무덤 어귀에 와서
무덤 안 어둠 속에서
매우 빛이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들의 놀람이 극도에 달했다.
그 사람은 조용히 웃으면서
그가 있는 자리에서
여인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 사람은 기름 바르는
돌 오른쪽에 기대서서 있는데,
돌의 회색빛 색조가
그 최고조의 광채 앞에서
사라지고 없다.
여자들은 너무 놀라
어리둥절해서 무릎을 꿇는다.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조용히 말한다.
“나를 무서워하지 마시오.
나는 하느님의 고통의 천사인데,
고통이 끝났음을 즐기려고 왔습니다.
그리스도의 고통은 끝났고,
그분께는 죽음의 굴욕도 끝났습니다.
당신들이 찾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예수는 부활하셨습니다.
그분은 이제 여기 안 계십니다.
당신들이 모셔 놓았던 곳은
비어 있습니다.
그러니 나와 같이 기뻐하시오.
그리고 가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부활하셨고,
당신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신다고 말하시오.
당신들은 그분 말씀대로
그곳에서 잠시 동안 더 뵐 것입니다.”
여인들은 쓰러지며
얼굴을 땅에 박는다.
그리고 얼굴을 다시 쳐들었을 때는
마치 어떤 벌에 쫓기기라도
하듯 도망친다.
그들은 겁에 질려 중얼거린다.
“우린 죽을 거예요!
주님의 천사를 보았으니!”
여인들은 들판에까지 다 와서는
좀 진정이 되어 의논한다.
어떻게 할까?
자기들이 본 것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고,
그곳에 갔다 왔다고 말하면
지키는 병사들을 자기들이 죽였다고
유다인들에게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
안된다. 친구들에게도 원수들에게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벌벌 떨며 말을 잃은 채
딴 길로 해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최후의 만찬 실로 들어가 숨는다.
마리아를 보겠다고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거기서 그들이 본 것은
마귀의 속임수라고 생각한다.
이 여자들은 겸손한 만큼
‘자기들이 하느님의 사자를 보는
은혜를 얻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그것은 자신들을 그곳에서 쫓으려고
무섭게 하려고 한 사탄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악몽으로 질겁을 한
계집아이들처럼 울면서 기도한다.
… 또 한편 셋째 무리, 즉 요안나와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르타는
다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틀림없이 동행들이 기다리고 있을
그곳으로 가기 결정한다.
거리로 나오니
이제는 사람들이 있는데,
겁을 집어먹고 새로 일어난 지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고,
금요일에 일어난 일들과
연결 짓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생각해내기도 한다.
“저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이 낫지!
아마 지키는 병사들도
겁이 나 있어서,
반대하지 않을지도 몰라.”
하고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그러면서 빨리 성벽 쪽으로 간다.
그러나 이 여자들이
거기로 가는 동안
베드로와 요한은
벌써 동산에 이르렀고,
그 뒤에
막달라 마리아가 따라온다.
발이 더 빠른 요한이 맨 먼저
무덤에 이르렀다.
이제는 지키는 병사도 없고
천사도 없다.
요한은 벌벌 떨고 몹시 슬퍼하며
눈에 보이는 어떤 물건이건
공경의 표시로 거두려고 열려 있는
무덤 어귀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다만
땅바닥에 있는
시신을 덮었던 천과
그 위에 쌓여 있는 헝겊들뿐이다.
“정말 여기 안 계셔, 시몬!
마리아가 제대로 봤어.
와서 들어가 봐.”
베드로는 빨리 뛰어왔기 때문에
숨을 몹시 헐떡이며
무덤 안으로 들어간다.
그는 이곳으로 오면서
“나는 감히 그곳에 가까이 가지
못할 거야”하고 말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찾아낼 생각밖에 없다.
그러면서 어두운 어떤 구석에
숨어 계실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이른 새벽 시간이라,
문이 달렸던 작은 구멍으로만 빛이
조금 들어올 뿐인데,
거기에 요한과 막달라 마리아의
그림자가 드리웠으니
무덤 속은 한층 더 어둡다.
그래서 베드로는 보기가 어려워
무엇이 있나 알아보려고
손으로 더듬는다.
그는 벌벌 떨면서 기름 바르는
돌대(台)를 만져 본다.
그리고 비어 있음을 알게 된다.
“안 계셔, 요한! 안 계시단 말이야!
아이고! 자네도 오게!
나는 하도 울어서,
이렇게 빛이 없는 데서는
거의 보이지가 않네.”
요한은 일어나서 들어간다.
그리고 요한이 들어오는 동안
베드로는 잘 개켜진 수의가
한 구석에 놓여 있고,
그 안에는 정성스레 말려 있는
시신 덮는 천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놈들이 정말 선생님을 훔쳐 갔어.
병사를 두어 지키게 했던 건
우리 때문이 아니라,
이 짓을 하려고 그랬던 거야.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었단 말이야.
우리가 도망을 쳐서
그렇게 할 수 있게 했단 말이야….”
“아이고! 어디다 갖다 놓았을까?”
“베드로, 베드로!
이제는 … 정말 끝장이야!”
두 제자는
풀이 죽어서 나온다.
“이거 봐, 마리아.
가서 어머니께 말씀드려…”
“나는 떠나지 않을 거예요.
여기 있겠어요. … 누군가 오겠지요.
… 아이고! 나는 안 가요.
… 여기엔 아직도 선생님의 것이
무엇인가 남아 있어요.
어머니 말씀이 옳았어요.…
선생님이 계셨던 곳의 공기를
마시는 것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위안이에요.”
“유일한 위안이지…
이젠 자네도 바라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것을 알겠지…”
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마리아는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문 곁에 털썩
주저앉아 운다.
그동안 제자들은 떠나간다.
그러다가 고개를 쳐들고
안을 들여다보니
기름 바르는 돌머리 쪽과 발 쪽에
두 천사가 앉아 있는 것이
눈물 사이로 보인다.
가엾게 죽으려는 예수의 바람과,
죽길 원치 않는 믿음 사이에 겪는
가장 격렬한 자신과의 싸움 속에
하도 얼이 빠져서 놀라지도 않고
멍하니 그들을 바라다본다.
모든 것에 영웅적으로 저항해 온
용감한 그녀가 이젠 눈물밖에
남은 것이 없다.
“여보세요. 왜 우세요” 하고
빛나는 두 소년 중에
한 소년이 묻는다.
그들은 매우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놈들이 내 주님을 훔쳐 갔는데
어디다 갖다 두었는지 몰라요”
마리아는 그들에게 말하는 것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당신들은 누구요?”
하고 묻지도 않는다.
이제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마리아를 놀라게 하지 못한다.
한 인간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그는 다 겪었다.
이제는 힘없이, 체면도 없이
울고 있는 부서진 물건과도 같다.
소년 천사는 동료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그리고 다른 천사도 그렇게 한다.
그리고 천사의 기쁨이 반짝이는
가운데 바깥 동산 쪽을 내다본다.
동산의 사과밭은
무성한 사과나무들에 핀 수백만
송이의 꽃들이 하얗게 만발해 있다.
마리아는 천사들이 무엇을
바라보는지 보려고 몸을 돌리니,
대단히 아름다운
남자 한 사람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마리아가
예수님을 즉시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를 연민의 눈으로 보면서
“여보시오, 왜 우시오? 누구를 찾소?”
하고 묻는 남자를 말이다.
하기는 너무도 많은 걱정에
지쳐 빠져 있을 때
뜻밖의 기쁨을 느끼면
죽을지도 모르는
인간의 연민으로
얼굴이 어두워진 예수님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어떻게 그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는지 정말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러자 마리아는
흐느끼면서 말한다.
“그 사람들이 예수님을 훔쳐 갔어요.
저는 예수님이 부활하길 기다리며
그분에게 향유를 바르러 왔어요.
저는 제 사랑 둘레에 있는
모든 용기와 희망과
믿음을 모두 모아 놓았는데,
그런데 이제는
그분을 찾아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저는 제 믿음과 제 희망과
제 용기 둘레의 그것을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려고
제 사랑까지 두기도 했어요.
그러나 모두가 소용없어요!
사람들은 제 사랑을 빼앗아 갔고,
그분과 더불어 제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요.
오 선생님, 선생님이 그분을
가져가셨으면 어디다 두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가서
모셔 오겠어요….
저는 아무한테도
그 말 안 하겠어요.…
선생님과 저 사이의 비밀입니다.
보세요, 저는 데오필로의 딸이고,
라자로의 동생이에요.
그렇지만 지금 노예처럼 선생님께
간청하려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그분의 시신을
저더러 사라고 하십니까?
사겠어요. 얼마나 드릴까요?
저는 부자예요. 그분의 몸무게만큼
금을 드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제게 돌려주세요.
선생님을 고발하지 않을게요.
저를 때리실래요? 때리세요.
원하시면 피가 나도록 때리세요.
그분에게 증오를 가지고 계시면
제게 앙갚음하세요.
그렇지만 그분을 제게 돌려주세요.
아이고! 선생님, 이 불행으로 저를
가난하게 하지 말아 주세요!
가엾은 여인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 저를 위해 그렇게 하지 않겠어요?
그러면 그분의 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세요. 말씀해 주세요.
내 예수님이 어디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저는 힘이 셉니다.
제가 그분을 안아서 어린아이처럼
안전한 곳에 갖다 모시겠어요.
선생님… 선생님… 아시지요.
… 사흘 전부터 우리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아들에게 한 일
때문에 하느님의 분노에 의해
벌을 받고 있어요.…
그 죄악에다 모독을 보태지 마세요.”
“마리아!”하고 그를 부르시면서
예수께서 빛나신다.
예수께서 당당한 빛남을
보이시며 당신을 드러내신다.
“라뽀니(선생님)!”
마리아의 부르짖음은 참으로
죽음의 주기를 마감하는
“큰 외침”이다.
첫째 주기에는
증오와 암흑에 대한 희생은
시체에 쓰는 붕대로 둘러쌌었고,
둘째 주기에는
사랑의 빛이 그의 찬란함을
더하였다.
마리아는 온 동산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
예수의 발 앞으로 달려가
발에 입맞춤하려 한다.
예수께서 손가락 끝으로
마리아의 이마를 겨우 만지고
떼어놓으면서 말씀하신다.
“나를 만지지 말아라!
나는 이 옷을 입고 내 아버지께
올라가지 못했다.
내 형제들과 친구들에게 가서
내 아버지이시며 너희들의
아버지이신 분께,
내 하느님이신 분께로
올라간다고 말하여라.
그런 다음 내가 그들에게 가겠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
견딜 수 없는 엄청난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사라지신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시던 곳에
입맞춤을 하고 집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샘에 가려고 나오는
집주인이 지나갈 수 있게 대문이
반쯤 열렸기 때문에
쏜살같이 집으로 들어가
성모 마리아가 계신 방문을 열고
그분의 가슴에 쓰러지면서 외친다.
“주님이 부활하셨어요!
주님이 부활하셨어요!”
그러면서 매우 행복해서 운다.
그리고 베드로와 요한이 달려오고,
최후의 만찬 실에서 겁에 질린
살로메와 수산나가 나와서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길에서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르타와 요안나가 숨이 턱에 닿아
들어오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들도 무덤에 갔었고,
두 천사를 보았는데
한 천사는
사람 이시오, 하느님이신 분의
수호천사라 했고,
또 한 천사는 그분의 고통의
천사라 했으며,
그 천사들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부활하셨다고
말하라는 명령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베드로가 머리를 흔들자
그 여자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고집하였다.
“참말이에요.
천사들이 이렇게 말했어요.
‘왜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찾으십니까?
여기 안 계십니다.
갈릴래아에 계실 때 말씀하신
것처럼, 부활하셨습니다.
이 말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사람의 아들은 죄인의 손에 넘어가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
그러나 사흗날에 부활할 것이다'하고’ ”
베드로는 머리를 흔들면서 말한다.
“요새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여러분은
정신이 흐려진 겁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성모 마리아의 가슴에서
머리를 들고 말한다.
“나는 주님을 뵈었고, 말도 했어요.
주님은 아버지께로 올라가셨다가
다음에 오신다고 말씀하셨어요.
기가 막히게 아름다우셨어요!”
그러면서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의심에 대항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괴롭힐 필요가
없어진 지금,
일찍이 그렇게 울어본 적
없을 만큼 펑펑 운다.
베드로와 요한은
아직도 대단히 망설인다.
그들은 서로 바라보지만,
그러나 그들의 눈빛은
“여자들 상상이야.”
하고 서로 말한다.
수산나와 살로메도 그때는
용기를 내서 말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자세한
상황의 차이, 즉 지키는 병사들이
처음에는 죽은 것처럼 쓰러져
있다가 나중에는 그곳에 없다든지,
천사가 하나였다가,
둘이었다가, 또 사도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든지,
예수께서 이곳에 오셨다는 것과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신다든지 하는
두 가지 설명으로 인해
사도들의 의심,
아니 오히려
확신이 더해진다.
지극히 행복하신 어머니 마리아는
막달라 마리아를 부축하고
계신 채 아무 말씀을 안 하신다.
나는 어머니의 이 침묵의
비밀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살로메에게 말한다.
“우리 둘이 다시 가 봅시다.
우리 모두가 흥분해 있는
것인지 알아봅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밖으로 뛰어나간다.
다른 여자들은 두 사도에게
놀림을 받으면서,
조용히 생각에 잠긴 채
말이 없는 성모 마리아 곁에
그대로 있다.
그 생각함을 각 나름대로
해석하지만,
그것이 황홀 상태라는 것을
아무도 깨닫지 못한다.
나이 많은 두 여자가
돌아와서 말한다.
“사실이에요! 사실!
우리는 주님을 뵈었어요.
바르나바의 정원 근처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당신들에게 평화!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 형제들에게
제가 부활했다고,
며칠 후에 갈릴래아로
가라고 말씀하세요.
우리는 거기서 다시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하고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마리아의 말이 옳아요.
이 말을 베다니아에 있는 사람들과
요셉과 니고데모와 가장 충실한
제자들과 목자들에게 말해야 돼요,
행동해요, 행동을… 아이고!
주님이 부활하셨어요!…”
그 여자들은
너무 기뻐서 운다.
“아주머니들은 머리가 돌았어요.
고통 때문에 머리가 돌았어요.
빛이 천사로 보였고,
바람 소리가 목소리로 들렸고,
해가 그리스도로 보인 것입니다.
저는 아주머니들을
비난하지 않고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본 것만 믿습니다.
무덤이 열렸고, 텅 비었고,
지키는 병사들은 사라져 버리고
시신과 함께 어디론가 가버렸고요.”
“그렇지만 지키던 병사들 자신이
주님이 부활하셨다고 말하는 것에
온 시내가 벌컥 뒤집혔고,
대사제들은, 지키던 병사가 정신없이
도망하면서 그 말했다 해서
미친 듯 성이 나 있으면서도,
지금은 대사제들이 병사에게
다른 말을 하라고
돈으로 매수한다는 거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벌써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유다 인들은 부활을 믿지 않고,
믿으려 하지도 않지만,
많은 다른 사람들이 믿고 있어요….”
“흠! 여자들이란!…”
베드로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가려고 한다.
그때 너무나 기뻐서 마치 소나기
맞은 수양버들처럼 울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를 여전히 안으신 채
그의 금발에 입을 맞추고 계시는
어머니께서 빛나는 얼굴을 드시고
짤막하게 말씀하신다.
“예수는 사실 부활했네.
내가 이 품에 안고 그 상처에
입맞춤했네.”
그런 다음에 정열적인
막달라 마리아의 머리 위로
얼굴을 숙이시면서 말씀하신다.
“그래, 기쁨은 고통보다
한층 더 강하다.
그러나 바다와 같은
네 영원한 기쁨에 비하면
이것은 모래 한 알에
지나지 않는다”
베드로는 이제
감히 부인하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베드로의 변화 중인 옛날의
성격 하나가 다시 나타나서
마치 늦어지는 것이
그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때문인 것처럼 말하며 소리 지른다.
“아니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들판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야지… 찾고 …
행동해야지… 자, 움직이시오.
선생님이 정말 오시기로
되어 있으면…
적어도 우리를
만나시긴 해야 될게 아닌가.”
그러면서 그가 아직도
예수의 부활을 맹목적으로
믿지 않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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