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 스테파노 시신 거두심

 

<성모님 스테파노 시신 거두심>

 

 

달이 져서 캄캄한 한밤중,

성모님이 베드로와 알패오 야보고와

 

요한과 니고데모와 열성당원과 함께

겟세마니 동산 집에서 나오신다.

 

더 낮은 쪽 창살문으로 가는

오솔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그들을 기다리며

집 앞에 서 있는 라자로는

 

깜깜하기 때문에,

얇은 설화석고(雪花石膏)판 또는

 

투명한 물질로 둘러막은

기름등잔에.

불빛은 약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등잔불을 땅 쪽으로 낮게 드니까

 

그래도 가는 길에 있을지도 모르는

돌과 장애물들을 보는 데는

소용된다.

 

라자로는 성모님이

특히 잘 보시도록 그 곁에 서고,

 

요한은 그 반대편에서

어머니의 한쪽 팔을 붙들고 간다.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떼를 이루어 따라온다.

 

 

일행은 키드론 개울까지 와서

개울을 끼고 걸어가기 때문에

 

개울 옆에 자란 야생의

관목 덤불에 반쯤 가려지게 된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길손들의 샌들 소리와 혼동되어

그들을 숨겨 주는 데 소용된다.

 

여전히 성곽 바깥쪽을 따라서

성전에 제일 가까운 성문까지 가고,

 

그다음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휑뎅그렁한 구역으로 들어가서

 

스테파노(베냐민)가 돌에 맞아

죽은 곳에 이른다.

 

 

일행은,

시체가 돌 더미 밑에

반쯤 묻혀 있는 쪽으로 가서

 

가엾은 시체가 나타날 때까지

돌들을 들어낸다.

 

시체가 죽음 때문에도 그렇고

돌에 맞아서도 그렇고, 납 빛깔이다.

 

그리고 단단하고, 뻣뻣하고,

죽음이 왔을 때 모양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다.

 

요한이 몇 발자국 떨어져

모시고 있던 성모님이 빠르게

 

찢어지고 피투성이가 된

그 가엾은 시체 쪽으로 뛰어가신다.

 

 

엉긴 피가 옷에 묻어

얼룩이 지는 것도 상관치 않으시고,

 

성모님은 알패오 야보고와

요한의 도움을 받아

 

돌이 없는 곳 먼지 위에 펴 놓은

천에 시체를 내려놓으시고,

 

열성 당원이 내미는

작은 물항아리에 담근 수건으로

 

할 수 있는 대로 스테파노의

얼굴을 닦으시고,

 

상처 입은 관자놀이와 뺨에

머리카락을 가다듬고 끌어당겨,

 

돌이 남긴 소름 끼치는 흔적을

덮으려 하신다.

 

 

다른 지체도 닦으시고,

시체의 자세를 덜 비극적으로

보이게 하려 하신다.

 

그러나 벌써 여러 시간 전에 온

죽음의 냉기로 인해 부분적으로만

그렇게 할 수 있다.

 

다시금 골고다 무덤의 고통스러운

어머니가 되는 것 같은,

 

성모님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더 센 남자들도

그것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할 수 있는 상태까지 에서

그냥 두기로 한다.

 

 

스테파노 옷은,

그를 돌로 때려죽인 자들이

흩어버렸거나 훔쳐 갔거나 하였고,

 

그대로 둔 속옷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투성이가 된 누더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 깨끗한 긴 옷을 갈아입힌다.

 

여전히 라자로가 가엾은 시체

아주 가까이서 들고 있는 초롱의

희미한 불빛 아래서 이렇게 한 후,

 

그들은 시체를 쳐들어 아주 깨끗한

다른 천 위에 내려놓는다.

 

 

순교자를 씻는 데 쓰인 물과

순교자의 엉긴 피로 적시어진

첫 번째 천은,

 

니고데모가 거두어서

겉옷 속에 넣는다.

 

그리고 요한과 야보고는

머리 쪽에서,

 

베드로와 열성당원은

발 쪽에서,

 

시체가 들어있는

천을 들고,

 

라자로와 성모님을 따라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은 갈 적에 갔던

길로 해서 가지 않고,

 

오히려 들판으로 나가서

올리브밭 아래쪽을 돌아 예리고와

베다니아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거기서 그들은 걸음을 멈추고

쉬면서 말들을 한다.

 

니고데모는 비록

소극적이기는 했지만

 

스테파노가 사형선고를 받을 때

그곳에 있었고,

 

또 유다인들의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최고회의 결정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를

그들이 폭발시키고 명령했으며,

 

스테파노는 이미 그리스도와

한편이라고 지목된 긴 명단 중의

 

첫 번째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고 알려준다.

 

모든 사도가 외치기 시작한다.

"맘대로 하라지!

 

우리는 위협으로도 조심성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사려 깊은 사람,

즉 라자로와 니고데모는

 

 

교회에는 아직 그리스도의

사제가 별로 없고,

 

그래서 만일 그들 중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들,

 

즉 대사제 베드로와

예루살렘의 주교 야보고가

죽임을 당하는 날이면,

 

교회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베드로와 알패오

야보고에게 지적한다.

 

또한 그들은,

교회의 창설자시고

그들의 스승이신 분이,

 

사도들을 잘 가르치기도 전에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유다를 떠나 사마리아로

가셨다는 것과,

 

 

목자들 수가 넉넉히 많아져서

목자들의 죽음으로 인해

 

신자들이 흩어지는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는

 

당신의 모범을 본받으라고

어떻게 당신 협력자들에게

권고하셨는지, 베드로에게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끝맺었다.

"당신들도 유다와 사마리아로

흩어지시오.

 

거기서 새 신자들을 만들고

다른 목자를 만드시오.

 

 

그리고 거기서 전 세계로 흩어져,

주님이 그렇게 하라고

명령하신 것과 같이

 

모든 민족이

복음을 알게 하시오.”

 

사도들은

어쩔 줄을 모른다.

 

그들은 성모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알려고

성모님을 바라본다.

 

그러니까 그 눈길의 뜻을

알아들으시고 성모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 의견이 옳으니,

그것을 따르도록 하세.

 

그것은 비겁이 아니라

조심성일세.

 

예수도 자네들에게

그것을 가르쳤지.

 

'너희는 비둘기같이 순진하고

뱀같이 슬기로워라.

 

나는 늑대들 가운데로

양들을 보내듯 너희들을 보낸다.

사람들을 경계하여라.' … 하고”

 

야보고가 성모님의 말을 막는다.

"맞습니다, 어머니.

 

그러나 주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너희들이 그들 손에 붙잡혀

다스리는 사람들 앞에 끌려 나가면,

 

무슨 말을 대답할까 하며

걱정하지 말아라.

 

말하는 것은 너희들이 아닐 것이고,

너희 아버지의 성령께서

너희를 통하여,

 

너희들 안에서

말씀하실 것이다' 하고요.

 

저는 여기 그대로

있겠습니다.

 

주님은 교회에 생명을 주시려고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중에서 죽은 사람 하나하나가

새로운 큰 성전에 보태지는

돌 하나가 될 것입니다.

 

크고 죽지 않는,

전 세계 교회의 몸에

 

생명을 더 보내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저들이 저를

죽이고 싶으면 죽이라지요.

 

하늘에 가서 살면

사촌 곁에 있을 거니까

더 행복하겠습니다.

 

그리고 능력도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제 위치를 버리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배반자 유다의

행동을 본받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런 죄를 알패오 야보고는

절대 짓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쓰러져야 한다면,

제 전투 거점에서,

 

주님이 있으라고 하신 장소에서

영웅으로 쓰러지겠습니다.”

 

성모님이

그에게 대답하신다.

 

"나는 하느님이신 사람과

너 사이의 비밀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

 

예수가 네게 그런 영감을 주면,

그것을 쫓아라.

 

하느님인 예수만이

명령할 권한을 가질 수 있다.

 

 

우리 모두는 항상 그에게 순종해서

그의 뜻을 행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덜 용맹한 베드로는

열성당원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려고 그 와 이야기하고 있다.

 

두 사람 곁에 있던 라자로가

이렇게 제안한다.

 

"베다니아로 오시오.

베다니아는 예루살렘과도 가깝고,

사마리아로 가는 길에서도 가까워요.

 

그리스도께서도 원수들을 피하시려고

아주 여러 번 그곳으로 가셨어요.”

 

 

이번에는 니고데모가 제안한다.

"내 별장으로 오시오.

내 별장은 안전하고,

 

베다니아와 예루살렘

양쪽이 다 가깝고,

 

예리고로 해서 에브라임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합니다.”

 

"아니오. 내 집은 로마의

보호받으니까 더 나아요” 하고

라자로가 역설한다.

 

"당신은 예수께서

당신을 부활시키시며,

 

당신의 천주성을 강력하게

입증할 때부터 벌써

미움을 받고 있소.

 

 

그 이유로 인해 주님의 운명이

결정되었다는 것을 생각하시오.

 

당신은 당신 운명을

결정해서는 안 되오" 하고

니고데모가 라자로에게 대답한다.

 

"그럼 내 집은 어떻겠소?

사실에 있어서는 그 집이

라자로의 것이지만,

 

명의는 아직 내 것으로

되어 있거든요" 하고

열성당원 시몬이 말한다.

 

성모님이

개입하셔서 말씀하신다.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지

내가 곰곰이 생각해서

판단하게 해 주어요..

 

 

하느님께서는 당신 빛을

나에게 주시지 않고 그냥 놔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것을 알게 되면 말하겠어요.

지금 당장은 나와 같이

겟세마니로 갑시다."

 

"모든 지혜의 본거(本據)이시고,

말씀과 빛의 어머니이신

어머니는,

 

항상 저희들을 안전하게

인도하시는 별이십니다.

어머니께 순종하겠습니다” 하고

 

그들은 모두 함께,

마치 정말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에

 

그들 입술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같이 말한다.

 

 

그들은 길가에 앉았던

풀에서 일어난다.

 

베드로와 야보고와 시몬과 요한이

성모님을 모시고 겟세마니를

향해 가는 동안,

 

라자로와 니고데모는

스테파노의 시체 싼 천을 쳐들고,

 

밝아오는 새벽빛 속에

베다니아에서 예리고로 가는

길 쪽으로 간다.

 

순교자를 어디로

모시고 가는 것일까? 수수께끼다.

 

- 덧붙임 -

순교 당시 스테파노(베냐민)의 나이는,

주님의 부활과 승천 후와

 

사도들이 이스라엘에서 아직

흩어지기 전까지 기간을 고려,

예측하면 약 13세~17세로 추측,

 

무자비한 성전의

최고법원과 율법사들은

 

아직 미성년자인 베냐민을

자신들 이익과 권위에 손해라 판단,

사형을 집행했다.

 

<참고>

예수님 공생활 3년째 때,

베냐민(스테파노)과  첫 만남,

그 당시 나이 약 7살~8살.

 

베냐민과

약 2세~3세 차이의

10살인  야베(마륵지암)를,

 

약 1년 후,

멀리서 어른으로 본 베드로.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XDQ/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