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며 하느님이신

2023. 1. 19. 06:28카르마의 영혼

 

<사람이며 하느님이신>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에게 몸을 돌리시고,

(보통의 경우 이 두 가지를 겸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하소연을 친절히 들으시고,

원조금을 주시고, 조언을 주시고,

 

손을 얹으시고 말씀하는 것으로

병을 고쳐주고 하신다.

 

마태오는 예수 곁에서

돈을 나누어 준다.

 

예수께서 한 불쌍한 과부가

며칠 전에 목수인 남편이

 

작업대에서 갑자기 죽었다는 말을

울면서 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들으신다.

 

 

“저는 선생님을 찾으려고

이리로 달려왔었습니다.

 

그런데 제 죽은 남편의 친척들은

저를 무례하고 마음이 냉혹한

여자라고 비난하며,

 

지금은 저를

저주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선생님이 죽은

사람을 다시 살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왔었고,

 

만일 제가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더라면 제 남편이 다시

살아났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여기 안 계셨습니다.

 

이제 제 남편은

무덤 속에 있은 지

2주일이나 되었고…

 

저는 다섯 아이를 데리고

혼자 남았습니다…

 

 

친척들은 저를 미워하고

도와주질 않습니다.

 

저는 올리브나무와

포도나무들이 있습니다.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것을 수확할 때까지

 

가지고 있을 수만 있다면 겨울을

지낼 만한 식량은 얻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남편이 죽기 얼마 전부터

건강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돈이 없습니다.

 

남편은 일은 별로 하지 못하고,

술만 먹고 또 술을 너무 많이

마시기만 했습니다.

 

남편은 술이 자기 몸에 이롭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자기를 죽이고,

일도 별로 하지 못해서

 

그렇지 않아도 줄어드는 저축을

낭비까지 하는

두 가지를 잘못했습니다.

 

남편은 수레 한 채와,

궤 하나를 거의 끝냈었고,

 

침대 두 개와 겹친 선반을

만들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끝낸 것이 없고,

 

제 큰아들은

여덟 살이 아직 안되었습니다.

 

저는 돈을 잃게 되었습니다…

연장들과 나무를 팔아야 하겠습니다.

 

 

수레와 궤는 거의 다 되긴 했지만

수레와 궤를 아직은 팔 수가 없으니,

땔 나무로나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돈이 모자랄 것입니다.

저와 늙고 병든 어머니와

 

아이 다섯 해서 모두

일곱 식구가 되니까요.

 

… 포도밭과 올리브나무들을

팔겠습니다만…

세상이 어떤지 선생님도 아시지요.

 

…가난에 쪼들리는 사람의

목을 조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작업대와 연장은 나무에 대해서

벌써 좀 아는 큰아들을 위해서

그대로 두고 싶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그리고 딸들

지참금 마련을 위해서 땅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계신 중인데, 군중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나,

 

무슨 새로운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아시게 된다.

 

얼굴을 돌려서 보시니,

군중 사이를 헤치면서 나오는

세 사람이 보인다.

 

예수께서는 다시 몸을 돌리시고

과부에게 말씀하신다.

 

“어디 사세요?”

 

“코라진에서 삽니다.

온천으로 가는 길 근처입니다.

 

무화과나무 두 그루

사이에 있는 낮은 집입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가서

수레와 궤를 끝내 줄 테니,

그것을 주문한 사람에게 파시오.

 

 

내일 새벽에 가겠으니

기다리시오.”

 

“선생님이! 선생님이

저를 위해 일하시다니!”

여인은 놀라서 기가 막힐 지경이다.

 

“나는 전에 하던

내 일을 다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겐 평화를 주겠습니다.

 

동시에, 코라진의 인정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교훈을

심어 주겠습니다.”

 

“아이고! 그렇습니다!

인정머리가 없습니다.

 

이사악 노인이 아직 살아 있었으면!

저를 굶어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분은

아브라함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울지 마시오. 안심하고 가시오.

자, 여기 당신이 오늘 사는데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내일은 내가 가겠습니다.

편안히 가시오.”

 

여인은 땅에 엎드리어

예수의 옷에 입맞춤하고

더욱 평온한 마음으로 떠나간다.

 

 

(중략)

 

 

예수께서 어떤 목공소에서

부지런히 일하신다.

 

마차 바퀴 하나를 끝마쳐

가는 중이시다.

 

홀쭉하고 초라한 어린이 한 명이

이것저것을 갖다 드리며

예수를 도와드린다.

 

도움은 안 되지만

탄복하면서 증인이 된

마나엔(세례 요한의 제자)은

벽 근처 의자에 앉아 있다.

 

 

예수께서는 아름다운 아마포 옷을

벗고 짙은 빛깔 옷을 입으셨는데,

 

당신 옷이 아니어서

다리 중간까지 올라온다.

 

깨끗하기는 하지만 기운 옷인데,

아마 죽은 목수의 옷인 모양이다.

 

예수께서는 미소와 말씀으로

어린아이를 격려하시며,

 

풀을 알맞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며,

궤의 거죽을 반짝거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신다.

 

“선생님, 빨리 끝내셨군요” 하며

마나엔은 일어나서

 

아이가 액체를 발라 반짝거리는

다 된 궤의 도드라진 장식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면서 말한다.

 

 

“거의 다 만들어졌던걸요!…”

 

“선생님께서 만드신 이 작품을

제가 가지고 싶습니다만,

사려던 사람이 벌써 왔는데,

 

그 사람이 권리가 있는 것 같군요.

그 사람은 실망했습니다.

 

그 사람은 선금으로 준

몇 푼 안 되는 돈을 벌충하기

위해 모든 걸 가져 갈려고 했는데,

 

그렇게 못하고 제 물건만

가져가고 끝났습니다.

 

적어도 선생님을 믿는 사람이었다면,

그 물건이 그에게는

무한한 가치가 있었을 텐데요.

 

하지만 그 사람

말하는 것을 들으셨습니까?”

 

“그냥 내버려 두시오.

게다가 여기 나무가 있는데,

 

여인은 이 나무를 써서 이득을

얻는 것이 매우 기쁠 것입니다.

 

 

내게 궤를 하나 주문하시오.

그럼 만들어 주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선생님?

아니 그런데 선생님은

일을 더 하실 생각이십니까?”

 

“나무가 없어질 때까지요.

나는 양심적인 일꾼입니다” 하고

예수께서 활짝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선생님께서 만드신 궤!

아이고! 얼마나 귀중한

기념물이겠습니까!

 

그러나 거기다

무얼 넣어야 합니까?”

 

“마나엔, 당신이 넣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그것은 그냥 평범한 궤일 뿐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만드신 궤일 텐데요!”

 

 

“그래서요? 아버지께서도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모든 사람을.

 

그렇지만 사람은 자기 안에

무엇을 넣었습니까?

 

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은 자기들

안에 무엇을 넣고 있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시면서

일을 하시는데, 당신에게 필요한

연장을 여기저기서 찾으시고

 

필요에 따라서 바이스로 죄기도

하시고 나사송곳으로 뚫기도 하시고,

 

대패질도 하시고

갈이 기계에 걸어 돌리기도 하신다.

 

 

“저희 들은 저희 안에

죄악을 넣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알겠지요! 그런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사람은 내가 만든 궤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을 아시오.

 

물건과 행동을 혼동하지 마시오.

내가 만든 물건을 가지고

당신 정신의 기념물을 만드시오.”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내가 하는 일에서

얻어낸 교훈을 당신 정신에

주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선생님의 사랑,

선생님의 겸손, 선생님의 활동…

이런 덕행 말씀이지요?”

 

“그래요. 그리고 당신도

장차 같은 일을 하시오.”

 

“선생님, 그러겠습니다.

그러나 궤는 만들어 주는 것입니까?”

 

 

“만들어 주지요. 그러나 당신이

그것을 여전히 기념물로

생각하고 있으니,

 

기념물로서의 값을

받겠다는 것에 유의하시오.

 

적어도 사람들은 나도 한 번

돈에 욕심을 낸 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 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지요.

…이 고아들을 위한 것입니다….”

 

“얼마든지 마음대로 청구하십시오.

드리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선생님께서 일을 하시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가하게 있는데 대한

핑계는 얻게 될 것입니다.”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먹으리라’는 말이 있어요.”

 

“그러나 이것은 죄지은

사람을 두고 하신 말씀이지

선생님을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닙니다.”

 

“오! 언젠가 나는 죄 있는

사람처럼 될 것이고,

세상의 모든 죄를 짊어질 것입니다.

 

내가 첫 번째 떠날 때 그 죄들을

가지고 갈 것입니다.”

 

“그럼 세상 사람들이 다시는 죄를

짓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래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죄를 지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내가 짊어질 죄가

너무 무거워서 내 가슴이

터질 지경이 될 것입니다.

 

나는 아담에서부터

이 시간까지, 그리고 이 시간부터

세상 끝날 때까지 지어졌고

 

지어질 모든 죄를 짊어질

것이니까요.

 

나는 모든 사람의

죄를 대표해 갚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직 선생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한 가족을 구제하기

위해 하신 일로 주고 있는

이 거룩한 말 없는 교훈으로

 

코라진 사람들이

회개를 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코라진 사람들은

‘그 사람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일을 하고 돈 버는 쪽을 택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돈이 없습니다.

다 주었거든요.

 

나는 가진 것을 항상 마지막

동전 한 푼까지 다 줍니다.

 

그리고 또 돈을

주기 위해 일했습니다.”

 

“그러면 선생님과

마태오가 잡수실 것은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저희에게 먹을 것을 주셨지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하셨습니까?”

 

“그것은 집주인에게 물어보시오.”

 

“우리가 가파르나움으로

돌아가자마자 틀림없이

그 말을 물어보겠습니다.”

 

예수께서는 금빛 수염 속에서

조용히 웃으신다.

 

침묵이 흐른다.

그동안 수레바퀴의 나무 두 토막을

물리고 죄는 바이스의 삐걱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그러다가

마나엔이 묻는다.

 

“안식일 전에 무슨 일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가파르나움에 가서 사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매 금요일 저녁에 모여서 안식일

하루 내내 함께 있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명령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마태오가 나으면 여섯 쌍이

복음을 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그들과 같이 가고 싶습니까?”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모시고

남아 있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

조언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 보시오.

좋은 조언이면 받아들이지요.”

 

“절대로 혼자 계시지 마십시오.

선생님께는 적이 많습니다.”

 

 

“나도 압니다. 하지만 위험한 경우에

사도들이 대단한 일을

하리라고 생각합니까?”

 

“그들이 선생님을

사랑하는 걸로 믿습니다.”

 

“그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건 무익한 일일 것입니다.

 

원수들이 나를 잡을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사도들의 힘보다 훨씬 더 큰

힘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어쨌건, 혼자 계시지는 마십시오.”

 

“2주 후에는 많은 제자가

내게로 올 것입니다.

 

나는 그들도 복음을 전파하라고

보내려고 준비시키고 있어요.

 

그러니까 혼자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염려 마시오.”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 코라진의 많은 구경꾼이 와서

한번 들여다보고는 말없이 간다.

 

“저 사람들은 선생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그래요.

그러나 그 사람들은

 

‘저분은 저렇게 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고 말할 정도로

겸손할 줄은 모릅니다.

 

내가 이곳에서 얻은 가장 착한

사람은 세상을 떠난 한 노인을

빼놓고는 제자들뿐입니다.

 

어쨌거나 상관없습니다.

교훈은 언제나 교훈이니까요.”

 

 

“선생님께서 일꾼 노릇을

하신다는 것을, 사도들이 알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마태오는 이미 의사를 표시했으니까

이제 열한 명이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열 한 가지 다른 의견이

있을 것인데, 대부분은 반대되는

의견이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그들을

가르치는 데 소용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가르치시는데

제가 참석해도 되겠습니까?”

 

“당신이 남아 있고 싶으면…”

 

“그러나 저는 제자이고,

그 사람들은 사도들인데요!”

 

“사도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제자에게도 유익할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제 앞에서

책망을 듣는 것이 거북할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의 겸손에

유익할 것입니다.

 

마나엔,

그대로 남아 있으시오. 남아 있어요.

기꺼이 붙잡아두겠습니다.”

 

“또 저는 기꺼이

머물러 있겠습니다.”

 

과부가 와서 말한다.

“선생님, 식사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일을 너무 많이 하십니다….”

 

“아주머니, 나는 밥벌이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손님이 한 사람 있습니다.

 

이 손님도 궤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손님은

값을 잘 쳐 줄 겁니다.

 

나무 있던 자리가

비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예수께서

앞에 걸치고 계시던 찢어진

앞치마를 벗으신다.

 

그리고 여인이 정원에 갖다 놓은

대야에 손을 씻으시려고

방에서 나오신다.

 

그리고 여인은 오랫동안

울고 난 뒤에 나타나는 어렴풋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나무 있던 자리는 비겠지만 집에는

선생님 체취가 가득 차 있겠고,

 

 

마음에는 평화가

가득 차 있을 겁니다.

 

선생님, 저는 이제

내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저희가 선생님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부엌으로 들어간다.

 

 

(중략)

 

 

“한 번 회개했다 다시 타락한

사람의 두 번째 처지는

첫 번째 처지보다 더 나쁩니다.

 

그것은 사람이 어느 정도

사탄에게 애착을 느끼고

하느님께 배은망덕 하는지를

 

마귀가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고,

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은총을 짓밟는 사람에게는

다시 오지 않으시고,

 

 

한 번 마귀에게 차지되었던

사람은 더 심하게 차지되는 것을

환영하기 때문입니다.

 

악마 정신에 다시 빠지는 것은

이미 한 번 나았던 치명적인

 

폐병에 다시 걸리는 것보다,

더 나쁩니다.

 

그것은 더 이상 개선될 수도 없고

나을 수도 없습니다.

 

세례자에 의해 회개했다가

자신보다 악에 대해 더 애착을

느끼고 다시 죄인 된 이 세대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찬성이나 항의에서 오는 것이

아닌 웅성거리는 소리가 군중

사이에서 일어난다.

 

군중이 얼마나 많이 몰려오는지

정원과 옥상은 물론

거리까지 꽉 찼다.

 

 

낮은 담에 걸터앉은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은 정원에 있는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있고,

 

옆집 정원에 있는

나무에도 올라가 있다.

 

모두가 예수님의 적대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토론을 듣기,

원하기 때문이다.

 

웅성거리는 소리는 먼바다에서

기슭으로 오는 파도와 같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예수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도들,

 

즉 베드로와 요한과 열성 당원과

알패오의 아들들에게까지 이른다.

 

 

과연 다른 사도들은 옥상에,

혹은 부엌에 있고,

 

가리옷의 유다만은

길 위 군중들 틈에 서 있다.

 

그리고 베드로와 요한과

열성 당원과 알패오의 아들이

 

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알아듣고

예수께 말한다.

 

“선생님, 어머님과 형제들이 왔습니다.

저기밖에 길에 계시는데,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려고

선생님을 찾습니다.

 

 

그분들이 선생님을 찾으려

여기까지 오신 것은 확실히 중요한

동기 있기 때문일 것이니까,

 

그분들이 선생님께 오실 수 있도록,

비키라고 군중에게 명령하십시오”

 

예수께서는 머리를 들어,

군중 뒤에서 알패오의 요셉이

몹시 흥분해서

 

당신에게 말하는 동안

울지 않으시려고 애쓰시는

 

어머니의 괴로워하시는

얼굴을 보신다.

 

그리고 요셉이 고집하고 있는데도

어머니께서 여러 번 되풀이해서

힘 있게 부정하는 표현을 보신다.

 

예수께서는 또 분명히 괴로워하고

몸서리치는 시몬의 당황한,

얼굴도 보신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미소도 짓지 않으시고

명령도 하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고민하시는 어머니가

고통당하시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시고

 

사촌들도 있는 그 자리에 있도록

그대로 내버려 두신다.

 

예수께서는 군중을 내려다보시고

또 당신 곁에 있는 사도들에게

대답하시고,

 

의무보다 핏줄을 더 강조하려는

멀리 있는 분들에게도 대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입니까?”

 

 

그리고 의무를

애정과 혈연 위에 두시고,

 

또 아버지를 섬기기 위해

당신을 어머니께 메어놓는 관계를

부인하기 위해 당신 감정을

 

억제해야 하는 노력 때문에

창백해지는 얼굴로 엄한 눈길을

돌리시고,

 

횃불의 붉은빛과

거의 만월이 된 달의

은백색 빛 아래에 당신 주위로

 

몰려드는 군중을 커다란 손짓으로

가리키시며 말씀하신다.

 

“여기에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은

내 형제며 자매며

내 어머니입니다.

 

나는 다른 형제자매와

어머니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 일가친척들도 제일 먼저,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 보다

더 완전하게 하느님의 뜻을 행해서

 

일체의 다른 의사나

혈연과 애정의 목소리 모두를

희생하기까지 하면 내 형제자매와

어머니가 될 것입니다.”

 

군중은 마치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흔들리는 바닷소리처럼

더 큰 웅성거리는 소리를 낸다.

 

율법 학자들은

“저 사람은 마귀 들렸다!

제 핏줄까지 모른다고 한다” 고

말하면서 돌아가기 시작한다.

 

 

친척들은 “저 사람 미쳤어!

제 어머니까지 괴롭힌단 말이야!”

하고 말하면서 앞으로 다가온다.

 

사도들은 말한다. “정말이지,

이 말씀은 영웅적인 말씀이야!”

 

군중은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이

우리를 그처럼 사랑하시는구나!”

 

성모님은 요셉과 시몬과 함께

간신히 군중을 헤치고 오신다.

 

성모님은 그저 상냥하실 뿐인데,

요셉은 아주 미친 듯이 화가 났고,

시몬은 어쩔 줄을 모른다.

 

그들은 예수께 가까이 왔다.

그리고 요셉은 즉시 예수를 공격한다.

 

 

“자네는 미쳤어!

자넨 모든 사람을 모욕한단 말이야.

자넨 어머니조차 존경하지 않아.

 

그러나 이제는 내가 여기 왔으니까,

내가 자네를 그러지 못하게 막겠어.

 

자네가 목수 일꾼으로 여기저기

다닌다는 게 참말인가?

 

그래, 그게 사실이라면,

자넨 왜, 자네 가게서 일을 해서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나?

 

게으르고 배은망덕한 자네,

자네 일은 전도하는 거라 해놓고,

 

그다음엔 돈을 벌려고

다른 사람 집에 가서 일을 한다며?,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가?

정말이지 내게는 자네가 마귀가 들려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생각되네,

대답해 보게.”

 

 

예수께서는 이런 요셉의 손을

붙잡아 당신 곁으로 끌어당기셔서

 

그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들어 올리시며 말씀하신다.

 

“내가 일한 것은,

이 죄 없는 어린아이와

그 가족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하느님 께서의 인자하심을 그들에게

믿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일은, 코라진에서 겸손과

사랑을 설교로 대신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라진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옳지 못한 요셉 형님에게도

가르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나는 형님이

뱀의 이빨에 물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형님을 용서합니다.

 

또 마음이 잘 변하는

시몬 형도 용서합니다.

 

어머니는 정의로 판단하시니까

어머니께 용서해 드릴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머니께

용서받을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상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그대로 두십시오.

 

나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내 어머니의

축복이 있으니까

 

온 세상이 나를

세상의 기준으로 하는 왕으로

환호하는 것보다 더 행복합니다.

 

 

어머니, 울지 마시고 오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모릅니다.

 

그들을

용서하십시오.”

 

“아이고! 아들아! 나는 안다.

그리고 너도 안다.

더 할 말이 하나도 없다….”

 

“사람들에게는

‘평안 히들 가시오’하는

 

이제 이 말밖에

다른 할 말은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군중에게 강복하신다.

그런 다음 오른손으로는 어머니를,

 

왼손으로는 목수 집 어린아이를

잡으시고 계단 쪽으로 가셔서

먼저 올라가신다.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VLT/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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