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애제자와의 작별

2023. 2. 6. 11:39카르마의 영혼

 

<수 애제자와의 작별>

 

 

 

“이제는 우리가 걸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언덕 너머는

평야밖에 없으니까 빨리

걸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걸음으로

걸을 수는 없다.

 

그래도 빨리 가기는 하자.

자, 요한과 신디카는

마차에 올라라, 그리고 떠나자.”

 

“나도 올라간다. 시몬아,

그리고 마차는 내가 몰겠다.

너희는 모두 우리를 따라오너라….”

 

두 사람이 마차에 올라탄 후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왜요? 선생님 몸이 불편하십니까?

몹시 창백하시군요!…”

 

“아니다, 시몬아.

이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말하고 싶어서 그런다….”

 

 

그러시면서 두 사람을 가리키신다.

두 사람도 작별의 순간이 왔음을

짐작하고 얼굴이 아주 창백해진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올라가십시오.

저희 들은 따라가겠습니다.”

 

예수께서는 마차꾼의

의자 노릇을 하는 탁자에 앉으셔서

말씀하신다.

 

“요한아, 이리 내 곁으로 오너라,

그리고 신디카 너도 아주

가까이 오너라….”

 

요한은 주님의 왼편에 앉고

신디카는 예수님의 발아래

거의 마차의 가장자리에 앉아

 

길 쪽으로 등을 돌리고

얼굴을 들어 예수를 쳐다본다.

 

 

기진맥진하게 하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던 것처럼

 

긴장을 풀고 쭈그리고 앉은 자세로

손은 아무렇게나 무릎에 올려놓고,

떨려서 흔들리기에 깍지를 끼고

 

피로한 얼굴에, 매우 아름다운 검은

보라색 눈은 너무나 많이 흘린

눈물 때문에 창이 서린 것 같다.

 

거기에다 이 모든 것들과

아주 깊숙이 내려온

겹옷과 베일로 그늘이 져서

 

신디카는 비탄에 잠긴

피에타(Pieta)상과 같다.

 

그리고 요한은! …

길이 끝나는 곳에

 

그의 교수대가 있다 한다 해도

그가 이보단 덜 엉망이 되어

있으리란 생각을 한다.

 

 

나귀는 매우 잘 복종하고

사려 깊게 보통 걸음으로

걷기 시작하기에

 

예수께서는 엄밀히

살펴보지 않아도 되게 한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이용해서

고삐를 놓으시고

 

한 손으로는 요한의 손을 잡으시고

또 한 손은 신디카의 머리에

얹으신다.

 

“들어라, 나는 너희가 내게 준

기쁨에 대해 고맙단 말을 하겠다.

 

올해는 내게 있어서

기쁨의 꽃으로 점철된 해였다.

 

 

그것은 너희 영혼을 얻어서

내 곁에 두어

 

세상의 난폭함을 나에게 가리고

세상 죄의 공기를

향기롭게 하고,

 

내 안에 즐거움을 붓고

내 임무가 무익하지 않다는 희망을

내게 확인해 줄 수 있게 되었다.

 

마륵지암과 요한 너,

헤르마스테아, 신디카 너,

 

나자로의 마리아와

알렉산드르 미사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이들은 곧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 제대로 평가해 줄 줄 아는

구세주의 화려한 꽃들이다.

 

 

…왜 머리를 젓느냐, 요한아?”

 

“선생님께서 인자하셔서

저를 마음이 곧은

사람들 축에 끼게 하시지만,

 

제 죄는 항상

제 생각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네 죄는 악의가 있는

두 사람으로 인해 흥분한

육체의 결과다.

 

네 마음의 곧음은

정직한 일을 바라는

네 자아의 정직한 비탄이다.

 

죽음이나 악의로 인해

네가 그것들을 빼앗겼기 때문에

불행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처럼 큰 고통이

 

두껍게 덮어씌워진 아래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네 자아다.

 

 

네 자아가 활기를 잃고 있던

저 깊숙한 곳으로

 

구세주의 목소리가 뚫고

들어간 것만으로

 

너는 일체의 중압을 떨쳐버리고

벌떡 일어나 내게로 왔다.

 

그렇지 않으냐? 그러므로 너는

마음이 곧은 사람이다.

 

네 죄와 같은 죄를 갖진 않았지만,

심사숙고하고도 고집스럽게

그대로 두기 때문에

 

훨씬 더 중한 죄를 가지게 되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곧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므로 구세주인

나의 승리의 꽃들인 너희는

축복을 받아라.

 

 

구세주에게 쓴맛과 불쾌감을

톡톡히 맛보게 하는

 

무관심하고 적의를 가진

이 세상에서 너희는 사랑을

상징하였다.

 

고맙다! 올해 내가 겪은

가장 괴로운 시간에

 

나는 위로와 지원을

거기서 얻기 위해

너희를 머릿속에 간직했었다.

 

내가 겪게 될

한층 더 괴로운 시간에

 

너희를 한층 더

내 머리 속에 생생히 간직하겠다.

 

죽을 때까지.

그리고 너희는 영원히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 약속한다.

 

 

나는 내게 가장 소중한 이해관계,

소아시아

 

내 교회를 준비하는 일을

너희에게 맡긴다.

 

내 사명의 터전이

여기 팔레스티나에 있고

 

또 만약 내가 다른 곳으로 가면

이스라엘 실력자들의

퇴보적 정신상태가

 

나를 해치기 위해 모든 방법을

쓸 것이기 때문에

내가 그곳에 갈 수는 없다.

 

만일 내가

다른 요한과 다른 신디카를

가졌으면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이렇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내 사도들의 때가 되었을 때

 

씨앗을 뿌리기 위해 갈아놓은

땅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엔도르 요한과 신디카의 후예들)

 

온유하고 참을성을 가져라,

그리고 동시에 파고들고

견뎌내기 위해 강하게 되어라.

 

“우둔하고 비웃는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것 때문에 비탄에 잠기지 말고

이렇게 생각하여라.

 

‘우리는 우리 예수님과 같은

빵을 먹고 같은 잔을 마신다.’고

 

너희는 너희 선생보다

낫지 못하고,

 

더 나은 운명 가지길

희망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운명은 이것이다.

 

선생님이 가진 것을

나누어 가지는 것.

 

나는 너희에게 오직

한 가지 명령만을 준다.

 

너희 품위를

떨어뜨리지 말라.

 

또 요한이 생각하려는 것처럼

유배가 아니라,

 

다른 어떤 봉사자보다

더 단련된 봉사자로서

 

다른 어떤 봉사자보다 먼저,

천국 본향의 문턱에

가까이 가는 것이므로,

 

이 멀리 떨어지는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

반박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략)

 

요한아, 잘 가거라!

작별의 입맞춤을 하자.

 

… 그렇게 울지 말아라.

… 만일 이 이별로

 

너와 내게 오는 이익을

하나도 볼 수 없는 일이라 한다면

 

나는 내 살점이 갈기갈기

떨어져 나가길 원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너를 내 곁에 두었을 것이다.

그것이 영원한 이익일 것이기

때문이다….

 

신디카야, 잘 가거라.

오냐, 내 손에 입맞춤하여라,

 

 

그러나 이성이기 때문에

너를 누이동생처럼 껴안지는

못한다마는,

 

네 영혼에는

우애의 입맞춤을 준다고,

생각하여라….

 

그리고 너희는 정신으로

나를 기다려라. 내가 갈 것이다.

 

너희가 피로할 때, 너희 영혼에

내가 가까이 가 있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내 천주성을, 죽을 육체 안에

이처럼 가두었지만,

 

그래도 내 자유의 한계를

정해놓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함께

하느님을 모실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으로서 자유롭게

갈 수가 있는 것이다.

 

잘 가거라, 내 자녀들아.

주님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기를….”

 

예수께서는

어깨에 매달리는 요한과

 

무릎에 달라붙는

신디카의 경련적인 포옹에서

 

몸을 빼어내시고

마차에서 홱 뛰어내리신다.

 

 

예수께서는 당신 사도들에게

작별의 표시를 하시고,

 

사람에게 쫓기는 사슴처럼

이미 지나온 길로

뛰어서 멀어지신다.

 

… 나귀는 예수의 무릎에 있던 때

고삐가 완전히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걸음을 멈춘다.

 

그러니까 여덟 사도들도

점점 더 멀어지시는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놀라서 걸음들을 멈춘다.

 

“선생님 울고 계셨어…“ 하고

요한이 속삭인다.

 

“그리고 죽은 사람같이

창백하셨어…” 하고

알패오의 야고보가 속삭인다.

 

 

“당신 배낭도 가져가지 않으셨어

…마차 위에 있단 말이야…”하고

다른 야고보가 지적한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하실 건가?” 하고

마태오가 자문한다.

 

알패오의 유다는

그의 큰 목소리를 한층 크게 내서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하고 부른다.

 

야산의 메아리만 멀리서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하고

대답한다.

 

그러나 길모퉁이로 인해

선생님의 모습이

 

그 푸르른 나무들 녹음 속으로

삼켜져 버리는데,

 

선생님은 누가 부르는지 보려고

뒤돌아보지도 않으신다….

 

 

“가셨어.

…우리도 떠나는 일밖에

할 일이 없어…” 하고

 

베드로가 슬프게 말하면서

마차에 올라가 나귀를

나가게 하려고 고삐를 잡는다.

 

그러니까 마차는

편자를 박은 굽과

 

두 사람의 가슴 아픈

통곡하는 울음소리와 함께

삐걱거리며 떠난다.

 

두 사람은 마차 안쪽에서

넋을 놓고 앉아서 울부짖는다.

 

“우린 다시는 선생님을 뵙지

못하게 됐어,

 

다시는 절대로 …

다시는 절대로…”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VLR/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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