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하느님

2023. 2. 9. 14:59카르마의 영혼

 

<빛의 하느님>

 

 

 

예수께서 작은 숲 그늘에서 잠깐

멈추었다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신다.

 

잠깐 멈추신 것은 분명히

산에 오르는 것이 눈에 띄게 피로한

베드로를 생각해서 허락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거의 산꼭대기,

비탈 쪽에 반원형으로 나 있는

나무들 경계로

 

풀이 무성히 나 있는

평평한 땅이 있는 곳으로 가신다.

 

“너희들은 쉬어라.

나는 저기 가서 기도하겠다.”

 

그러시면서 엄청나게

큰 바위를 가리키신다.

 

 

산에서 노출한 바위 따라

비탈 쪽이 아닌 안쪽으로,

산꼭대기 쪽으로 있는 바위다.

 

예수께서 풀 위에 무릎을 꿇으시고

머리와 손을 바위에 얹으시는데,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의

그런 자세다.

 

산꼭대기 그늘이 예수 위에

드리우기 때문에 햇볕을

받지는 않으신다.

 

그러나 풀이 덮인 그곳의

나머지 부분,

 

그 아래 사도들이 앉아 있는

작은 수풀 그늘까지는 햇빛이

환하게 내리비춘다.

 

 

베드로는 샌들을 벗어

먼지와 작은 조약돌을 털어내고,

 

이렇게 신발을 벗은 채로

피로한 발을 시원한 풀 속에 넣고,

 

불쑥 튀어 올라 그에게 베개

노릇하는 풀 무더기에 머리를 얹고,

거의 누운 채로 있다.

 

야고보도 그대로 따라 한다.

그러나 더 편안하게 있기 위해

 

나무줄기를 하나 찾아

겉옷을 걸치고 등을 기댄다.

 

요한은 앉아 있으면서

선생님을 살펴본다.

 

 

그러나 그곳의 고요함과

살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침묵과 피로에 그 역시 못 견디어,

 

머리는 가슴으로 떨어지고,

눈꺼풀은 눈 위로 떨어진다.

 

세 사람 중 아무도

깊이 잠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을 취하게 하는

그 여름날의 졸음에 사로잡혀 있다.

 

너무나 강한 빛이,

햇빛까지도 사라지게 하고 퍼져서,

 

그들이 자리 잡은 푸른 덤불과

나무 밑에까지 뚫고 들어와서

그들은 잠이 깼다.

 

 

그들은 놀란 눈을 뜨고

변모하신 예수를 본다.

 

예수께서는 지금,

내가 천국의 환상에서 뵐 때와

같으시다.

 

물론 거룩한 상처들은 없고

십자가의 깃발도 없다.

 

그러나 얼굴과

몸의 위엄은 같고,

얼굴과 몸의 빛남도 같으며,

 

짙은 붉은 빛깔에서

금강석과 진주로 된 비물질적

천으로 변한 옷과 같은데,

 

이 옷은 하늘에서 입으시는

예수의 옷이다.

 

 

예수의 얼굴은

별빛을 발하는, 그러나 매우 강한

별빛을 발하는 태양과 같고,

 

그분의 파란 눈은 거기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그분의 영광이

키를 더 크게 한 것처럼

더 커 보이신다.

 

나는 이 높고 평평한 땅 까지도

인광을 띠게 하는 빛 전체가

예수에게서 오는 것인지,

 

또는 예수 자신의 빛에

우주와 하늘에 있는 모든 빛이

주님께로 모든 밝음을 집중시켜

섞여 있는지는 말 못 하겠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이것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이란 사실뿐이다.

 

 

예수께서 지금은 서 계시다.

땅 위에 떠 계신 것 같기도 하다.

 

예수와 푸른 풀밭 사이에는

빛나는 일종의 증기가 있고,

순전히 빛으로만 된 공간이 있고,

 

그 위에 예수께서 서 계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빛이 너무나 강해서

내가 잘 못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예수의 발아래 풀의

푸른빛을 볼 수 없는 것이

 

어떤 화재가 난 것에서 보는 것처럼

흔들리며 파동을 일으키는 그 강한

빛에서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선 백열 하는

흰 색깔의 파동이다.

 

예수께서 얼굴을 하늘 쪽으로 들고

당신을 감격시키는 듯

어떤 환영에 미소를 보내신다.

 

사도들은 예수께 대해

거의 공포를 느끼며 예수를 부른다.

 

그들의 선생님이 어떻게나

변모하셨는지 이제는 선생님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선생님! 선생님!”하고 가만히,

그러나 몹시 불안한 소리로 부른다.

예수께서는 듣지 못하신다.

 

“선생님은 탈혼 중에 계시다”하고

베드로가 벌벌 떨면서 말한다.

 

 

“대관절 뭘 보시는 걸까?”

세 사람은 일어났다.

 

그들은 예수께 가까이 가고 싶지만,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하늘에서 내려와 예수 곁에

자리 잡는 불꽃 두 개로 인해

빛은 한층 더 밝아진다.

 

그 불꽃들이

높고 평평한 땅에 멎었을 때

 

그들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거기에서 위엄 있고,

빛나는 두 인물이 나온다.

 

한 사람은 나이가 더 많고,

날카롭고 엄한 눈길에

두 갈래의 긴 수염이 있다.

 

 

그의 이마에서는

빛으로 된 뿔 둘이 나와서,

그가 모세라는 것을 내게 일러준다.

 

또 한 사람은 더 젊고 마르고

수염이 나고 털이 많아

거의 세례자 같은데,

 

키와 야윈 것과

몸의 형태와 엄격이라는 면에서

세례자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모세의 빛은

예수의 빛과 같이 특히,

이마의 빛살이 눈부시게 희고,

 

그런데, 엘리야에게서

나오는 빛은 태양의 강한

불꽃과 비슷하다.

 

두 예언자는

사람이 되신 그들의 하느님 앞에서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비록 예수께서 그들에게

허물없는 말투로 말씀하시지만,

그들은 공손함을 버리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겠다.

 

세 사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떨면서 무릎을 꿇는다.

 

그들은 쳐다보고 싶지만,

겁이 난다.

마침내 베드로가 말한다.

 

“선생님, 선생님!

제 말씀을 들으십시오.”

 

예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베드로에게로 눈을 돌리시니,

베드로는 대담해져서 말한다.

 

“여기서 선생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모시고 있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좋다고 하시면,

선생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위해

초막 세 개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여기 있으면서 세 분의

시중을 들겠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를 또 바라보시며

더 환히 웃으신다.

 

야고보와 요한도 사랑으로

얼싸안는 것 같은 눈길로

바라보신다.

 

모세와 엘리야도

세 사람을 뚫어지게 본다.

그들의 눈은 반짝인다.

 

아마 마음을 꿰뚫는

빛살인 것 같다.

 

사도들은 감히

다른 말을 하지 못 한다.

겁이 나서 입을 다물고 있다.

 

 

그들은 약간 취한 것 같고,

매우 놀란 것 같다.

 

그러나 구름도 아니고

안개도 아니고 빛살도 아닌

 

한 휘장이 영광스러운

세 분을 감싸고,

 

이미 세 분을 감싸고 있던

광막(光幕)보다 한층 더 빛나는

광막으로 갈라놓아

 

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고,

힘차고 듣기 좋은 목소리가

울려 퍼져 온 공간을 채우자,

 

세 사람은

얼굴을 풀에 대고 엎드린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베드로는 넓적 엎드려 부르짖는다.

“죄인인 제게 자비를 베푸십시오!

 

이것은 땅에 내려오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야고보는 한마디도 말을 못한다.

요한은 기절하려는 듯

한숨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다시 아주 잠잠해진 때,

아무도 감히 머리를 들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빛이 태양 빛의 자연 상태로 돌아가

예수 혼자 남으신 것을,

 

붉은 옷을 입으신 여느 때의

예수님이 다시 되신 것을

보지 못한다.

 

 

예수께서 미소 지으시며 그들에게

걸어가시어 그들을 흔드시고

만지시며 이름을 부르신다.

 

“일어들 나거라! 나다.

두려워 말아라”하고 말씀하신다.

 

세 사람은

하느님의 천사가

 

그들을 지극히 높으신 분께

보여 드리려고 하나보다 하고

겁을 집어먹고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죄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빌고 있기 때문이다.

 

“일어나라니까. 명령이다”

 

예수께서 위엄 있게 되풀이하신다.

그들은 얼굴을 들고

미소 지으시는 예수를 본다.

 

 

“오! 선생님, 내 하느님!”하고

베드로가 부르짖는다.

 

“선생님의 영광을 본 지금

저희가 어떻게 해야

살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저희 죄인들이

사람들 가운데서

살 수 있겠습니까?”

 

“너희는 내 곁에 살면서

내 영광을 끝까지 봐야 할 것이다.

 

때가 가까웠으니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여라.

 

 

내 아버지이시고

너희 아버지이기도 하신

아버지께 순종하여라.

 

나는 사람들 가운데 있으면서

그들을 하느님께로 데려가기

위해 왔으니까

 

이제는 사람들 가운데로 돌아가자.

가자. 이 시간을 거룩하게 기억해라.

 

그리고 굳세고 충실하여라.

너희는 내 가장 완전한 영광의

한 자리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희가 본 것을 아무에게도,

너희 동료들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사람의 아들이

죽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

 

아버지의 영광으로 돌아가고 나면,

그때는 말하여라.

 

 

그때는 내 나라에서

한몫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야가 선생님의 나라에

대한 준비를 시키기 위해 오기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선생들이

그렇게 말하는데요.”

 

“엘리야는 벌써 와서

주님께로 가는 길을 닦았다.

 

모든 것이 계시된 대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계시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때의 징조들과

하느님의 사자들을 보지 못하고,

알아보지도 못한다.

 

엘리야는 첫 번째로 한 번 왔다.

그는 최후의 때가 가까웠을 때

 

마지막 사람들을 하느님께 가도록

준비시키기 위해 두 번째로

한 번 또 올 것이다.

 

지금은 첫 번째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 오도록

준비시키려고 왔는데,

 

사람들이 그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괴롭히고 죽였다.

 

사람들은 그들 이익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아들에게도

같은 일을 할 것이다.”

 

 

세 사람은 생각에 잠기고 슬퍼하며

고개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예수와 함께

올라갔던 길로 해서 내려온다.

 

…그리고 중간에서 잠깐 쉬는

동안에 역시 베드로가 말한다.

 

“아! 주님!

저도 어제 선생님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왜 저희에게 이렇게 하셨습니까?’

하고 말씀드리고,

 

또 ‘왜 저희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까?’

하고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으로

영광을 본 기쁨이 저희 마음에서

지워졌습니다!

 

오늘은 큰 두려움의 날입니다!

처음에 저희를 놀라게 한 것은

저희를 깨운 큰 빛이었습니다.

 

바로 저희 눈앞에서

산에 불이 붙었거나 달이 내려와서

 

고원에서 빛난 것보다

더 강한 큰 빛이었습니다.

 

그다음에는 선생님의 모습과,

날아올라 가려는 것처럼 땅에서

떨어지신 선생님의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이스라엘 죄들이 진저리가 나서,

아마 지극히 높으신 분의 명령으로

 

하늘로 돌아가시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겁이 났습니다.

 

 

그 다음에는

모세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무서웠습니다.

 

그의 얼굴에 하느님의 빛이

어떻게나 강하게 반영되는지

 

그 시대 사람들은 베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는 쳐다볼 수 없었는데,

그때는 오직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극히 행복하고

하느님으로 불타는 영이지요.

 

그리고 엘리야는.

… 아이고 맙소사!

 

저는 제 최후의 순간이

온 줄로 생각했습니다.

 

제 일생의 모든 죄가,

아주 어려서 이웃집 식료품

저장실에서 과일을 훔치던 때부터,

 

최근에 선생님께 나쁜 조언을 한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죄가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얼마나 벌벌 떨면서

그 죄들을 뉘우쳤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그 두 의인이 저를

사랑하는 것같이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영들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그분들 사랑까지도 무서웠습니다.

 

그런 다음… 또 그런 다음…

두려움 중에 두려움! 하느님 목소리!

 

… 야훼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들에게! 야훼께서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그리고 야훼께서는 선생님을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얼마나 두려운 일입니까!

야훼께서! … 저희들에게!

 

… 분명히 선생님의 힘으로만

저희 목숨이 남아 있습니다!

 

… 선생님이 저희를 만지시고,

선생님의 손가락이

쇠꼬챙이처럼 뜨거울 때

 

저는 최후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심판의 때가 와서

천사가 제 영혼을 빼앗아서

 

지극히 높으신 분께 데려가려고

저를 건드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어머니께서

선생님이 어제 말씀하신

그 시간을 보시고… 들으시고.

 

… 요컨대 그 시간을 사시면서

어떻게 돌아가지 않으셨습니까?

젊은 분이 혼자서.

 

저희 세 사람에게만

이 모든 것을,

 

그렇지만 선생님의 영광을 보는

그 혜택을 모두에게 주시는 것이

좋지 않았겠습니까?”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죽음에 대해,

 

그것도 형벌을 받아 죽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

충격으로 두려워하기 때문에,

 

 

바로 그것 때문에,

사람인 하느님이 내가 죽은 다음에

어떻게 될지를 미리 알게 함으로써

 

그 시간을 위해서,

그리고 너희를 영원히 강하게

하기 위한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기억해서

때가 되면 말하도록 하여라.

… 알아들었느냐?”

 

“오! 예, 주님,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익할 것입니다.

 

그들은 저희가 술에 취했다고

할 테니까요.”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VLR/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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