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7. 06:33ㆍ카르마의 영혼
<인간의 존엄성을 모르는 조잡한 영혼>
겨우, 정말 겨우
첫새벽빛의 동녘 하늘이
붉어질 때,
가리옷 유다가 나자렛의
작은 집 문을 두드린다.
길에는 농부들,
아니 그보다
일하는 연장을 가지고
그들 포도밭이나
올리브밭으로 가는
나자렛의 작은 지주들밖에 없다.
그들이 이렇게 이른 새벽 시간에
마리아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놀라서 바라본다.
그들은 서로 속삭인다.
“제자야”하고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못마땅한
지적에 대답한다.
“저 사람은 분명히
요셉의 예수를 찾는 거야.”
“내버려 두게!
저건 가리옷의 유다야.
저 사람은 내 마음에 들지 않아.
(중략)
유다는 다시 와서
작은 문을 두드리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처럼
얼굴을 나무에 갖다 대고
문에 바싹 다가서 있다.
그러나 작은 문은 닫힌 채로 있다.
유다는 낙담한 몸짓을 하고
정원을 끼고 도는 오솔길로 해서
집 뒤쪽으로 돌아간다.
그는 울타리 너머로 조용한 정원을
한번 힐끗 넘겨다본다.
정원에서 움직이는 것은
비둘기들뿐이다.
유다는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본다.
그는 혼자 말을 한다.
“어머니도 떠났나?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보았을 텐데….
또 그리고...
아니야. 어제저녁에
목소리를 들었는데….
아마 동서 집에 자러 간 건가?…
아이고!
그건 얼굴에 앉은 벌처럼
난처한 일인걸.
그러면 두 사람 같이
돌아올 텐데,
나는 그 노인 보지 않게
어머니에게만 따로
말하고 싶은데 말이야.
그 노인은 수다스러워서
내게 잔소리를 할 거야.
나는 잔소리가 듣기 싫단 말이야.
그리고 그 늙은 여인은
서민층 모든 늙은 여자처럼
약삭빠르단 말이야.
그 여잔 내 변명들 인정하지 않고,
어리석은 비둘기 같은 동서에게
그걸 지껄이게 될 거란 말이야….
어머니는 내 마음대로
감언이설로 속일…
자신이 있는데 말이야.
어머니는 양처럼
이해가 느리거든…
그래서 나는
티베리아에서 일어난 일을
만회해야 한단 말이야.
왜냐하면 혹시 어머니가
말을 하게 된다면…
혹시 또 그 말을 했을까?
침묵을 지켰을까?
만약에 말을 했다면…
일을 잘 마무리 짓기가
더 어려워지는데…
하지만 말을 안 했을 거야…
어머니는 덕행과 어리석음을
혼동하거든.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야…
그리고 이들이 자고 있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들은 일을 한단 말이야.
그런데 그 사람들이 옳아.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같다면,
그 사람들이 왜 무시하겠어?…
그러나 그들이 무얼 원하지?…
난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술을 그만 먹어야겠어.
하지만… 좋아!
그리고 돈이 유혹하는걸.
그런데 나는 너무 오랫동안
가두어 둔 망아지 같단 말이야.
2년이란 말이야!
2년도 넘어!
갖가지 부자유를 겪은 2년.
그렇지만… 엘키아가
그저께 뭐라고 했어?
아, 그래! 그 사람은 내게
나쁜 교훈을 주진 않는단 말이야!
틀림없어!
예수를 왕좌에 앉히는데
성공하기만 하면,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단 말이야.
그러나 예수가 원치 않으면?
그리고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모든 것이
데오다나 갈릴레아 사람,
유다의 지지자들 경우처럼
끝나리라는 걸 예수도
알아야 한단 말이야….
혹은 내가 갈라서는 게
나을지도 몰라.
왜냐하면…
그래, 그들이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거든.
그 사람들 별로 믿지 못하겠어….
그들은 얼마 전부터 너무 많이
변했단 말이야…
나는 그렇게 하기는 싫어….
몸서리쳐지는 일이야!
내가 예수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돕다니? 안 되지.
나는 갈라설 거야.
그렇지만 지배하는 걸
꿈꾸고 있다가 무엇이 되겠나?
아무것도 아닌 것 말이야….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지….
예수는 끊임없이 이런 말을 하지,
‘큰 죄를 저지를 사람’이라고.
어이! 그건 내가 아니란 말이야.
응? 나라고? 나라고?
차라리 호수에 빠져 죽지….
난 떠나겠다.
내가 떠나는 것이 낫겠어.
어머니한테 가서 돈을 달래야지.
내가 떠나는 조건으로 최고회의
위원들에게 돈을 달라 곤
못하겠으니까 말이야.
그들이 나를 도와주는 것은,
그들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도록
내가 도와주길 바라기 때문이야.
일단 예수가 왕이 되고 나면,
우리는 안심이야.
군중이 우리 편일 테니까….
헤로데…
누가 그자 걱정해 주겠어?
로마인들도 아니고,
백성들도 아니야.
그자는 모두의 미움을 받거든!
그리고… 또…
그리고 혹시
예수가 왕으로 선포되자마자
스스로 포기할 수도 있단 말이야.
오! 좋아!
안나의 엘르아잘의 아버지가
예수의 대관식을 거행할 용의가
있다고 내게 장담한 이상!…
그 후에는 예수도 신성한 자격을
내팽개치지는 못할 거야.
요컨대… 나는
예수가 말한 비유처럼
불충실한 관리인처럼 한단 말이야.
나는 나를 위해서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사실이야.
그래, 하지만
예수를 위해서도 하는 거란 말이야.
하지만 나는
옳지 않은 방법을 써서…
그렇지만 안 돼!
예수를 설득하도록 더 애를
써야 해.
나는 이런 기만 술책 쓰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확신할 수 없어….
하지만 오! 내가,
내가 예수를 설득할 수 있으면!
그건 기막히게
멋있는 일이 될 거야! 기막히게…
그렇고말고! 그게 제일 좋은 일이야.
선생님께 모든 걸
솔직히 말하는 거야.
선생님께 애원하는 거야….
어머니가 티베리아 이야기를
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선생님께 어떻게 말하라고
어머니한테 말했더라?…
아! 맞아! 로마 여자들의 거절을.
그 여자는 저주받아야 해!
만일 내가 그 여자의 집에만
가지 않았더라면
어머니를 만나지 않았을 건데!
하지만 마리아 어머니가
티베리아에 와 있다고
누가 생각할 수 있었겠어?
그리고 나는 안식일 전날과
안식일과 안식일 다음 날은
어떤 사도와도 만남을 피하기 위해
절대로 외출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바보! 바보!
이포나 게르게사에 가서
계집애들을 찾을 수도
있지 않았냐 말이야.
그게 아니고! 바로 거기에!
가파르나움 사람들이
지나가야 하는 티베리아에 말이야!….
하지만 이게 모두
로마 여자들의 탓이야….
내가 희망하던 것은… 아니야,
내가 변명하기 위해서는
이 말을 해야 하지만,
사실은 아니야. 내 자신에게 이 말
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야.
내가 왜 티베리아에 갔는지를
내가 아니까 말이야.
이스라엘의 유력자들을
만날 약속을 하기 위해서였고,
또 즐기기 위해서였어.
나는 돈이 꽤 많이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돈이 참 빨리
달아나기도 한단 말이야!
얼마 안 가 돈이
떨어질 참이야….
아! 아! 엘키아와 패거리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 줘야 또 돈을
줄 텐데….”
“유다! 당신 미쳤소?
올리브나무 위에서 당신 바라보고
있던 것이 한참이나 되었오.
당신 혼자서 손짓하며
말을 하고 있소….
타무즈달의 해 때문에
어떻게 된 거요?”하고
사라의 알패오가
유다 있는 곳에서 30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엄청나게 큰 올리브나무의
가지들이 교차된 곳에서
나타나며 말한다.
유다는 소스라쳐 놀라
그쪽을 바라보며
그를 보고는 투덜댄다.
“죽기나 해라! 고약한 정탐꾼의 고장!”
그러나 친절한 미소를 띠고 외친다.
“아니오. 나는 마리아 어머니가
문을 안 열어 주셔서
걱정되어 그러오….
혹 몸이라도
불편하신 거 아닐까요?
나는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는데!….”
“마리아 어머니요?
아무리 두드려 보시오!
어머니는 죽어가는
어떤 노파 집에 가셨소.
삼경에 사람이 부르러 왔었소….”
“그렇지만 나는 어머니께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요.”
“기다리시오. 내가 내려가서
알리러 가겠소.
하지만 정말 당신이
그럴 필요가 있소?”
“어! 그렇다니까요!
나는 첫새벽부터
여기와 있단 말이오.”
알패오는 서둘러 나무에서
내려와 빨리 간다.
“저 사람도 나를 보았어!
그리고 이제는 마리아 어머니가
다른 여자와 같이 올 거야!
내게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그러면서 나자렛과 나자렛 사람들,
알패오의 마리아,
심지어 죽어가는 노파에 대한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의 사랑과,
죽어가는 노파에게까지 일련의
비난을 내뱉는다….
그가 아직 비난의 말을
다 끝내지 않았는데,
정원 쪽으로 난 식당 문이 열리며
매우 창백하고 매우 슬퍼하시는
성모님이 문지방에 나타나신다.
“유다!” “어머니!”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한다.
“문을 열어 주겠네!
알패오는 그냥 집으로 가보세요.
나를 보겠다는
사람이 있다기에 달려왔다.
더구나 가엾은 노인은
이제 내가 필요 없게 되었기
때문에 더 그랬네.
그 노인은 나쁜 아들로 인해서
이제는 고통을 당하는 일이 끝났네….”
성모님이 말씀하시는 동안,
유다는 오솔길로 달려서
집 앞으로 다시 온다….
성모님이 문을 열어 주신다.
“가리옷의 유다, 자네에게 평화.
들어오게.”
“어머님께 평화.”
유다는 약간 주저한다.
성모님은 친절하시나 근엄하시다.
“저는 새벽에 아주 오랫동안
문을 두드렸습니다.”
“어제저녁 한 아들이
어머니의 마음을 터뜨렸네….
그래서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왔네.
그러나 예수는 여기 없네.
자네에게도 말하네만,
예수는 여기 없네. 너무 늦게 왔네.”
“예수님이 여기 안 계신 것
저도 압니다.”
“그걸 자네가 어떻게 아나?
방금 온 길인데….”
“어머님, 친절하신 어머님께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어제부터
여기 와 있었습니다….”
“그러면 왜 오지 않았나?
자네 동료들은,
여러 번의 안식일 동안
한 번밖에 빠지지 않았는데….”
“어! 저도 그걸 압니다!
제가 가파르나움엘 갔었는데,
그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유다, 거짓말하지 말게.
가파르나움에 자네는 한 번도
가지 않았네.
바르톨로메오는 항상 가파르나움에
남아 있었는데 자네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네.
바르톨로메오는 어제야 비로소 왔네.
그러나 자네는 여기 있었어….
그러면… 유다,
왜 거짓말 하나?
거짓말은 도둑질과 살인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모르나?….
가엾은 에스델은 그의 아들
행실로 인한 고통으로
죽임을 당해 죽었네,
그리고 그의 아들 사무엘은
작은 거짓말로
나자렛의 수치가 되기 시작했는데,
그 작은 거짓말이 나중에는
점점 더 큰 거짓말이 되었네….
거기서부터 나머지
모든 것에 이른 걸세.
주님의 사도인 자네가
그 사람을 본받으려고 하나?
자네 어머니를 고통으로
돌아가시게 하려는 건가?”
나무람은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하신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하게 맞았다!
유다는 무슨 말로 대꾸할지 모른다.
그는 갑자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앉는다.
성모님은 그를 살펴보시고서
말씀하신다.
“그래서? 왜 나를 보자고 했나?
가엾은 에스텔을 도와주는 동안,
나는 자네 어머니와…
자네를 위해 기도했네….
자네들 두 사람 모두,
두 가지 다른 이유로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그러네.”
“그러면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해 주십시오.”
“나는 원한을 가진 적이
절대로 없네.”
“뭐라고요?… 티베리아의
그날 아침 일에… 대해서도요?
아시겠습니까?
제가 그랬던 것은
그 전날 저녁에 로마 여자들이
제가 마치 미쳤거나…
선생님을 배반한 것처럼 저를
푸대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 고백하겠습니다만,
제가 글라우디아에게 말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저는 그 여자에 대해서
잘못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잘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슬프게 해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그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저는 제가 말한 것을 선생님이
알고 계신다는 것을 압니다.
틀림없이 요안나가 선생님께
알려드린 것인데, 요안나는,
절대로 저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로마 여자들은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잊기 위해서
저는 술을 마셨습니다….”
성모님은 본의 아니게
빈정거리는 동정의 표정을
지으시며 말씀하신다.
“그러면 예수는 날마다 맛보는
마음의 모든 고통 때문에 밤마다
취해야 되겠구먼….”
“선생님께 그 말씀을 하셨습니까?”
“나는 내 아들에게 새로운 배신,
타락, 죄, 계략 따위를 알리는 걸로
내 아들의 고통의 쓴 잔을
더해 주지 않네….
나는 말을 하지 않았고,
장차도 하지 않겠네.”
유다는 무릎으로 기어서
성모님의 손에 입맞춤하려 한다.
그러나 성모님은 무례하지 않지만
당신을 만지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로 물러나신다.
“어머님, 고맙습니다!
어머님은 저를 살려 주십니다.
저는 그 때문에
여기 온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제가 나무람을 듣지 않고
창피를 당하지 않고
선생님께 가까이 가는 것을
더 쉽게 해 주십사 하고요.”
“창피한 것을 피하려면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이리로 오기만 하면 되었을 텐데.
그것은 매우 간단했었네.”
“맞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나중에 저를 꾸짖고
비난하려고 저를 정탐하게 했습니다.”
“유다, 형제들을 모욕하지 말게.
죄짓는 것만으로도 족하네!
자네가 그리스도의 고향인
이곳에서 정탐을 했지….”
유다가 성모님의 말을 막는다.
“언제요? 작년에요?
그것입니다! 그들은 제 말을
왜곡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로는….”
“나는 자네가
작년에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네.
그러나 나는
어제 이야기를 하는 걸세.
자네는 어제부터 이곳에 와있네,
예수가 떠난 것도 알고 있네.
그러니까 자네는 조사를 한 걸세.
그리고 아세르, 이스마엘,
알패오 또는 유다나 야고보의
형 같은 친한 집이나,
알패오의 마리아와 예수를 사랑하는
얼마 안 되는 사람들에게 가서
알아보지도 않았네.
자네가 그렇게 했으면,
그 사람들이 내게 와서
말을 했을 것이니 말일세.
에스텔의 집에는
새벽에 그가 죽을 때
여자들이 가득 차 있었네,
그러나 아무도 자네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네.
그 여자들이 나자렛의
제일 착한 여자들이었네,
나를 사랑하고 예수를 사랑하고,
또 남편 아버지와 아들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애쓰는 여자들,
그러고 보면 자네는
내 예수의 원수인 사람들에게
가서 조사한 걸세.
자넨 그것을 뭐라고 부르나?
나는 그것을 말하지 않겠네.
자네 스스로 자네 자신에게
그 말을 해야 할 걸세.
자네가 왜 그렇게 했는지,
나는 알고 싶지 않네.
나는 이 말만 자네에게 하겠네,
많은 칼이
내 가슴에 박힐 것이라고
내 예수를 슬프게 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여러 번 박히고 또 박힐 것이라고.
그러나 그중 하나가
자네의 칼인데,
그 칼은 박힌 채
뽑아지지 않을 걸세. 유다,
자네 스스로를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 자네.
자네 자신을 파멸시키는 자네가
나를 무섭게 하고 있는데,
나 자신 때문이 아니라
자네의 영혼 때문에,
무섭게 하는 자네에 대한 기억이
내 마음에서 나가지
않기 때문이네.
칼 하나는 내 아기를,
내 거룩한 작은 어린양을 안고
갔을 때, 의인 시므온이
내 가슴에 박았고…
다른 칼은…
다른 칼은 자넬세….
자네의 칼끝이 벌써 내 마음을
괴롭히고 있네.
그러나 자네는 이 고통을
가엾은 한 여인에게 주는
것으로도 직성이 풀리지 않아…
자네에게 사랑밖에 주지 않은
여인의 가슴에 자네의 칼을 끝까지,
잔인한 사람인 자네의 칼을
깊숙이 박기를 기다리고 있네….
그러나 자네 어머니에게도
가지지 않는 연민을 가져 달라고
자네에게 바라고 있는
내가 어리석네!….
그렇기는커녕,
자, 이런 걸세!
두 어머니의 기도가.
구원할 수 없는 불쌍한
아들인 자네는,
한칼로 자네 어머니와
내 심장을 꿰뚫을 걸세!….”
성모님은
말씀하시면서 우신다.
그런데 유다는 성모님에게서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기 때문에
눈물이 그의 갈색 머리에
떨어지지 않는다….
거룩한 눈물을 마시는 것은
벽돌이 깔린 바닥이다….
“유다, 자넨 할 말이 없나?
자네는 자네 안에서
착한 결심을 할 힘을
얻어내지 못하나?
오! 유다! 유다! 어디 말 좀 해보게.
자넨 자네 생활이 만족한가?
유다, 반성하게.
우선 겸손하고,
자네 자신에 대해 솔직하고
다음엔 하느님께 대해 솔직하게.
그리고 자네의 돌 같은 마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예수에게 가서 말하게,
‘제가 왔습니다.
선생님께 대한 사랑으로
돌을 치웠습니다’ 하고.”
“저는 예수님께
고백할 용기가… 없습니다.”
“자넨 그렇게 할 겸손이 없는 걸세.”
“맞습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겸손하게
예수를 기다리고 있게.”
“그러나 어머님이 하실 수 있는….”
“내가 할 수 있을 것은
내 아들이 항상 하는 것,
즉 자비를 가지는 일을 하라고
말하는 것밖에 없네.
내가 예수에게
교훈하는 것이 아니고,
예수가 그의 제자를 가르치는 걸세.”
“어머님은 선생님의 어머니신데요.”
“내 마음으로는 그렇네.
그러나 예수의 권리에 의하면
예수는 내 선생일세.
모든 다른 여자 제자들과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어머님은 완전하신데요.”
“예수는 완전 자체이네.”
유다는 입을 다물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윽고 묻는다.
“선생님은 어디로 가셨습니까?”
“갈릴레아의 베들레헴으로 갔네.”
“그다음에는요?”
“나는 모르네.”
“그러나 이리로 돌아오지 않으십니까?”
“돌아오네.”
“언제요.”
“그것은 알지 못하네.”
“제게 말씀해 주려고 하지
않으신 거지요.”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할 수는 없네.
자네는 2년 전부터
예수를 따라다니네.
그런데 예수가 언제나 일정한
노정(路程)을 가지고 따라다녔다고
말할 수 있나?
사람들 뜻으로
예수가 변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일이 몇 번이나 되나?”
“사실입니다.
저는 떠나겠습니다….
가파르나움으로.”
“해가 너무 뜨거워서
길을 갈 수 없네. 남아 있게.
자네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그네일세.
그런데 예수는 여자 제자들이
나그네를 돌봐야 한다고 말했네.”
“어머님께는 제 생활이
비난할 만한 것이지요….”
“자네가 고쳐지길 거절하는 것이
내겐 괴로움이네!
그것만이…
겉옷을 벗게…
어디서 잤나?”
“자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을 단둘이서만 뵈려고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면 피곤하겠구먼.
방에는 시몬과 토마가 쓰던
침대가 두 개 있네.
방은 조용하고 시원하네.
가서 내가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자게.”
유다는 한마디 말없이 간다.
그리고 성모님은 병자를
돌보시느라
밤을 지내시고 나신
다음에도 쉬지를 못하시고,
불을 피우려고 부엌으로 가시고,
채소를 뜯으려고 텃밭으로 가신다.
그리고 눈물, 눈물, 눈물이
성모님이 나무를 정리하려고
몸을 구부리시는 동안
조용히 화덕 위로 떨어지고,
채소를 뜯으시려고 몸을
구부리시는 동안
땅으로 떨어지고,
채소를 대야에 씻으시고
껍질을 벗기는 동안에도
떨어진다….
그리고 눈물은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동안
황금빛 낟알과 함께 떨어지고,
수반에서 건져내어
햇볕에 너시는
빨래 위에도 떨어진다….
하느님 어머니의 눈물…
어떤 죄도 면제되셨지만
고통은 면치 못하시고,
공동 구속자가 되기 위해
그 어느 여인보다,
더 많은 고통을 당하시는
분의 눈물이….
출처: 마리아 발또르따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https://cafe.daum.net/xp8046/YVLR/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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