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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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손목 좌측 손바닥 못 박음
사형 집행인이 허리 아래를 매라고 넝마 조각 셋을 사형수들에게 주었는데, 도둑들은 가장 소름 끼치는 모독의 말을 하며 그것을 받는다. 상처로 인한 고통 때문에 천천히 옷을 벗으시는 예수께선 그것을 받지 않으신다. 예수께서는 아마 채찍질당하실 때 입고 계셨던 짧은 바지는 그대로 입게 할 것으로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러나 그것마저 벗으라 하자 손을 내밀어 당신의 나체를 가리기 위한 넝마 조각을 사형 집행인에게 구걸하신다. 살인자들에게 넝마 조각을 구걸하는 정도까지 정말 더없이 당신을 낮추신다. 마리아가 보시고 짙은 색 겉옷 안에서 머리를 싸맸던 곱고 긴 흰 베일을, 벌써 거기에 많은 눈물을 흘리신 그 베일을 벗으신다. 마리아는 겉옷을 흘러내리지 않게 하시고 그 베일을 벗어서 당신 아들을 위해 론지노에게 갖다..
2023.03.20 -
하느님 몸값 3백만원
(현재 화폐 가치: 1일 품삯 = 10만 기준, 30 데나리온 = 3백만 원 신약시대 로마 화폐: 은화 1 데나리온 = 노동자 1일 품삯 예루살렘 성전 사제들이 유다에게 준 은화 30 데나리온) 나는 유다를 본다. 그는 혼자다. 그는 엷은 노란색 옷을 입었고 허리에는 붉은 끈을 맸다. 내 안에서 가르쳐주는 분이 예수께서 조금 전에 붙잡히셨고, 바로 그 뒤 도망친 유다는 지금,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알려 주신다. 정말, 가리옷의 유다는 잡종 개 떼에 쫓기는 성난 야수 같다. 나뭇잎 사이로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길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분수에서 나는 물소리에도, 그는 펄쩍 뛰고, 싸우려는 사람이 따라오는 것처럼 의심하고 겁을 내며 돌아본다. 그는 목이 꼬이도록 고개를 숙이고, 돌리며 보기를 ..
2023.03.16 -
신과 함께
“아버지, 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멀리해 주소서.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사탄아, 물러가라. 나는 하느님의 것이다.” 그런 다음 말씀은 안 하시고 오직 헐떡임 사이로 “하느님! 하느님! 하느님!” 하며 말만 하고 계신다. 예수께서는 심장이 뛸 때마다 하느님을 부르시고, 심장이 뛸 때마다 피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어깨에 걸쳐 있는 천에 그 피가 배어서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환한 달빛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빛깔로 보인다. 예수의 머리 위에 더 환한 빛이 형성되어 그분에게서 약 1미터 되는 곳에까지 나타난다. 너무 강한 빛이어서 땅에 엎드리어 있는 분에게까지 벌써 피로 무거워진, 굽실굽실한 머리칼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것을, 피로 인해 눈이 흐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볼 수 ..
2023.03.13 -
유혹 이 세상 왕이 되시오 [1]
말보다는 눈길로 더 많이 연락을 취하는 이상한 연회다. 그저 짤막한 인사말이나 하며 서로서로 살펴본다. 예수께서 회식자들을 살펴보시고, 그들은 예수를 살펴본다. 마침내 쿠자가 하인들에게 큰 과일 쟁반들을 가져온 다음에 물러가라고 눈짓한다. 과일들은 아마 우물 속에 보관했던 모양으로 신선하고 아름다운데, 얼음에 채워 보관한 과일의 특징처럼 서리가 있어 거의 얼었다고도 하겠다. 하인들은 등에 불도 켜고 나가는데, 오래가는 여름 황혼이라 아직 밝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소용없다. “선생님!”하고 쿠자가 시작한다. “선생님께서는 이 모임과 저희가 지키고 있는 침묵의 이유를 의아하게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말씀드려야 할 것은 매우 중대한 것이고, 조심성 없는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젠 ..
2023.03.09 -
유혹 이 세상 왕이 되시오 [2]
“배반과 범죄까지 포함한 목적을 가지고, 내가 왕이 되길 수락하기 바라는 당신들에게 나는 ‘안 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내 나라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내가 여러분 안에 있습니다. 다른 아무 말 말고, 내 나라를 세우는 내게로 오시오. 그럼 이제는 나를 가게 해 주시오.” “안 됩니다. 주님, 저희는 단단히 결심했습니다. 저희는 벌써 저희 재산들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계획들을 짜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불안을 지속시키고, 또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이용하는 이 불확실함에서 나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선생님에 대해 계략을 꾸미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선생님은 성전 자체 내에 원수들을 가지고 계십니다. 연장자 중의 한 사람인 저는 그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종지부..
2023.03.09 -
수 애제자의 죽음
주님, 제가 편지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 저는 강의 연한 부두와 섬 안에 있는 지방 총독의 관저와 화려한 거리와 수백 개의 강력한 탑이 있는 성곽을 가진 안티오키아를 봅니다. (구글지도) 그리고 몸을 뒤로 돌리면, 병영들과 지방 총독의 제2 관저와 더불어 저를 내려다보는 실피우스 산이 보입니다. (구글지도) 이렇게 여자인 저 혼자 지배받는 로마 권력의 두 가지 사이에 있습니다. 휘몰아치는 자연의 힘과 반란을 일으킨 한 민족 전체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것, 사람에게 불안을 품게 하지 않는 약함과, 권력자들이 업신여기는 표면상의 약함인, 하느님이신 선생님을 모시고 있음의 힘, 이런 약함의 힘의 권력이 이곳 사람들에게 이룩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표현들이 무섭지 않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선..
2023.03.06 -
영원한 가르침
사람의 능력, 사랑이 행동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 사람의 지혜, 사랑이 가르치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 사람의 자비, 사랑이 용서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 사람의 정의, 사랑이 다스리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 이처럼 나는 하느님의 수 없이 많은 속성에 대해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과 같은, 사랑을 갖지 못한 사람이 하느님을 품고 있다 생각할 수 있겠느냐? 그런 사람이 하느님은 맞아들이면서 사랑은 맞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 오직 하나뿐인, 창조주와 인간들에게 미치는 사랑, 창조주가 인간에게 주는 반쪽과 인간이 창조주께 드리는 반쪽 없인 절대 가질 수 없는 사랑 말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들 안에 계시는데, 지워지지 않는 표를 가지고, 아버지와의 정배로써 왕의 자격을..
2023.03.02 -
인간의 존엄성을 모르는 조잡한 영혼
겨우, 정말 겨우 첫새벽빛의 동녘 하늘이 붉어질 때, 가리옷 유다가 나자렛의 작은 집 문을 두드린다. 길에는 농부들, 아니 그보다 일하는 연장을 가지고 그들 포도밭이나 올리브밭으로 가는 나자렛의 작은 지주들밖에 없다. 그들이 이렇게 이른 새벽 시간에 마리아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놀라서 바라본다. 그들은 서로 속삭인다. “제자야”하고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못마땅한 지적에 대답한다. “저 사람은 분명히 요셉의 예수를 찾는 거야.” “내버려 두게! 저건 가리옷의 유다야. 저 사람은 내 마음에 들지 않아. (중략) 유다는 다시 와서 작은 문을 두드리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처럼 얼굴을 나무에 갖다 대고 문에 바싹 다가서 있다. 그러나 작은 문은 닫힌 채로 있다. 유다는 낙담한..
2023.02.27 -
의심과 질투는 마귀가 정복한 영혼
곰곰이 생각하는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요셉이 묻는다. “당신은 친구인 나의 도움을 얻기 위해 온 것으로 생각하는데, 당신을 돕기 위해서는 내가 알아야지요….” 요한은 성숙한 남자의 약간 넓은 이마에 손을 대고 이마를 죄고, 막 반백이 되기 시작한 머리와 숱이 많은 네모난 수염을 기계적으로 쓰다듬는다…. 그러다가 머리를 들고 요셉을 똑바로 보면서 말한다. “그렇소, 중대하고 괴로운 동기요. 그리고… 또 큰 바람이기도 하고….” “어떤 것들이오?” “요셉, 당신은 내 집이 지옥이고, 멀지 않아 집이 아니라… 황폐하고 멸망하고 파괴되어 끝장난 물건에 지나지 않을 거라 생각지 않소?” “뭐요? 당신 무슨 말을 하는 거요? 헛소리를 하는 거요?” “아니요, 내가 헛소리 하는 게 아니고. 내 아내가 집을 나가려..
202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