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의 영혼(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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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하느님입니까
로마의 세 여자 중 ‘쁠라우띠나’ 가 이렇게 말한다. “착하고 영리한 우리 친구가 선생님께 말씀드렸지만, 우리들은 선생님의 말을 들어보고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판단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로마 사람은 지어낸 이야기는 믿지 않으니까요. … 왜 웃으십니까?”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계속하십시오.” “로마 사람은 지어낸 이야기는 믿지 않고, 단죄 또는 찬양하기 전에, 지식과 양심으로 판단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백성들은 선생님을 똑같이 찬양도 하고 중상도 합니다. 선생님의 행동을 보면 선생님을 찬양하게 될 것이고, 많은 히브리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선생님은 살인범보다는 좀 덜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말은 철학자 말과 같이 엄숙하고 현명합니다. 로마는 철학자들의 가르침을 매우 사랑합..
2022.12.15 -
무익한 기적
물고기를 집에 갖다 주려고 갔던 시몬 베드로가 있는 힘을 다해서 빠르게 뛰어오는 것이 보인다. “선생님! 선생님!”하고 숨이 턱에 닿아서 소리소리 지른다. “바리사이파 사람 엘리의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뱀에 물려 죽어간다고 읍내가 떠들썩합니다. 그 아이는 엄마가 말리는데도 할아버지와 올리브 밭에 갔었답니다. 엘리는 일하는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이는 늙은 올리브나무 뿌리 근처에서 놀다가 도마뱀이 나오길 바라면서 그 구멍에 손을 들이밀었다가 뱀에 물렸답니다. 늙은이는 미치다시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어머니는, 그러지 않아도 시아버지를 미워하는 참이라, 늙은이를 살인자라고 비난합니다. 아이는 시시각각으로 몸이 식어갑니다. 부모는 서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건 가정이라고 할 수 없는 거지요” ..
2022.12.12 -
진리가 없어진 사람 껍데기들
“안녕하세요. 선생님이 어제 항구에서 말씀하던 갈릴래아 분이십니까?” “그렇소, 나요.” “그럼, 여기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빨리 오겠습니다.” 그러면서 어린아이와 급히 뛰어간다. 그동안 다른 제자들도 마태오와 요한만 빼고 다 돌아왔다. 그들이 “어떤 사람이야?” 하고 묻는다. “로마 여잔가 봐.” 하고 시몬과 다른 사도들이 대답한다. “그래 뭘 청한 거야?”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어. 알게 되겠지.” 그동안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호기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잠시 후 여인이 다른 로마인들과 같이 돌아온다. “선생님이 바로 그 선생님이십니까?” 하고 부잣집 하인 같은 사람이 묻는다. 그렇다는 말을 듣고 청한다. “글라우디아의 친구인 어린 딸의 병을 고쳐 주시는 것이 선생님께 폐가 되겠습니까? 어린아이가 숨..
2022.12.08 -
이렇게 해서 뭘 하나
오늘 아침은 예수님이 내게 미소를 보여 주셨다. 여러 가지 일로 인해 나는 너무도 낙망했기 때문에 울기 시작했었다. 글을 쓰는 데서 오는 피로와 하느님에게서 오는 그 많은 현상 작용의 인자와 나 자신의 그 많은 피로들이 너무나 쓸데없는 것들이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글을 쓰고 있는 것에서 오는 피로감은 작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면서 선생님을 불렀다. 그리고 선생님은 친절하게도 나만을 위해 오셨기에 내 생각을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예수님은 어깨를 들썩하셨다. 그것은 “세상과 세상이 말하는 이야기들을 내버려 두어라.” 라는 뜻으로, 그리고 나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뭐라고? 나를 더 이상 도와주고 싶지 않다고? 세상이 내 말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나의 이 이야기들이 내게 충실..
2022.12.05 -
미혹함도 교만이다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믿음을 확신시키고 만족시킬 만한 기적 청하기를 요구하는 사람이 저기 있다. 우리를 따라오는 저 사람은 분명히 그렇게 할 만한 동기가 있을 것이다. 걸음을 멈추자.” 과연 한 남자가 앞으로 다가온다. 그 사람은 어깨에 불안정하게 메고 오는 무거운 짐 때문에 몸이 굽어 보인다. 그는 일행이 걸음을 멈추는 것을 보고 자기도 걸음을 멈춘다. “저 사람은 우리를 해치려고 합니다. 저 사람은 우리가 그걸 눈치챈걸 알기 때문에 걸음을 멈춘 것입니다. 아이고! 저 사마리아인들!” “베드로야, 너는 그것을 확신하느냐?” “아이고! 절대 그렇습니다!” “그러면 여기 그대로 있어라. 나는 저 사람에게 바로 가겠다.” “주님, 그건 안 됩니다. 주님이 가시면 저도 가겠습니다.” “그러면 오너라.” 예수..
2022.12.01 -
사람의 생명과 죽음
예수께서 11월의 온화한 햇볕을 받으며 땅바닥에 앉았거나 기둥에 기대 있는 20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천천히 말씀하신다. “사람이 생명과 죽음을 고찰할 때와 이 둘 용어를 적용할 때 잘못 생각합니다. 사람이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행동을 시작한 때를 생명이라고 부르고, 숨 쉬고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다가 일하지 못하게 되어 차갑고 감각 없는 유해가 되어 결국 무덤 속으로 들어갈 차비가 되는 때를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생명’을 이해하게 하고 ‘생명’에 적합한 행위를 알려주고자 합니다. 생명(현존감의식)은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존재가 생명도 아닙니다. 기둥에 감겨서 붙어 있는 이 포도나무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생명을 이 ..
2022.11.28 -
완전한 나이에 도달한 영혼
“선생님이 주의 메시아십니까? 우리가 기다리는 분이십니까? 계약대로 사람들을 가르치고 구속하려고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이십니까?” “이 질문은 선생이 스스로 하시는 질문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이 질문을 하라고 선생을 보낸 것입니까?” “주님, 저 스스로입니다. 저 스스로요. 저는 여기에 고민이 있습니다. 제 안에서요. 저는 지금 광풍을 겪고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바람과 목소리를 겪고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인 제가 도대체 어째서 저렇게 문맹에 가깝고 나이 어린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저 평화스러운 확신을 저는 왜 갖지 못합니까? 저 얼굴에 저런 미소를 짓게 하고, 저 눈에, 저런 빛을 띄게 하고, 저 마음에 저런 태양을 넣어 주는 저처럼 평화스러운 확신 말입니다. 요한, 자네는 저분을 어떻게..
2022.11.24 -
접 붙여진 나무 가지들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 말만 하겠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시오.’ 이 말은 봄에 포도나무를 비옥하게 하기 위한 일과 같은 것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은 이기주의와 나쁜 열정의 해로운 풀들을 땅에서 뽑아내는 제초기(除草機)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포도나무를 기생초(寄生草)와 분리하고 신선한 물로 영양을 주기 위해 포도나무 둘레에 동그라미를 파는 괭이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수액을 압축시켜 열매가 형성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 쓸데없는 순을 쳐주는 작은 낫과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초목을 받쳐주는 튼튼한 버팀목에 초목을 꽉 잡아매는 끈과 같은 것이고, 착한 뜻의 열매를 익게 하여 영원한 생명의 열매가 되게 하는 태양과 같은 것..
2022.11.21 -
비밀의 거액 기부인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 야, 시간이 되었다. 오너라,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예수께서 위엄을 갖추고 말씀하신다. “저 말씀입니까? 선생님, 주님! 그러나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이 말씀은 저 때문에 드리는 것이 아니고, 선생님을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 야, 오너라,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예수께서 더 부드럽게 되풀이하신다. “아! 어떻게 제가 하느님의 총애를 받을 수가 있습니까? 제가‥‥ 제가‥‥”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 야, 나는 네 속 마음을 알아차렸다. 오너라, 나를 따라오너라.” 세 번째 부름은 어루만짐과 같다. "오! 주님, 즉시 따라가겠습니다!" 마태오는 울면서 징수대 뒤에서 나온다. 그리고 흩어진 돈을 주울 생각이나 금고문을 닫을 생각도 않는다. 아..
2022.11.17